“AI는 수단일 뿐, 진정한 목적은 사람 돕는 AI” [AI 2025]
||2025.01.14
||2025.01.14
“AI의 목적은 사람에게 있다.”
산업 특화 AI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변모하는 가운데 한 기업이 이런 철학으로 차별화에 성공하고 있다. 스위트케이는 단순한 기술 구현을 넘어 사회 문제 해결에 집중하며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했다. 시흥시 복지서비스, 안양시 실종자 추적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스위트케이 김민철 대표를 만나 ‘탁월한 돌봄’이라는 가치로 시장을 개척해온 도전 스토리를 들어봤다.
― 11년간 외부 투자 없이 성장해온 독특한 경영 전략이 궁금하다.
“이전 직장에서 근무하며 목격한 것이 상장 후 기업들이 주주 가치 극대화를 위해 불가피하게 진행하는 구조조정의 현실이었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우리는 다른 방식의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을 추구하게 됐다. 같이 일했던 직원들을 내보내고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는 등의 무리한 구조조정보다는 함께 회사를 키워가는 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싶었다. 그래서 투자 대신 자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역점을 뒀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전략이 기술 개발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투자 유치 압박에서 자유로웠기 때문에 단기적 성과보다는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는 현재 우리가 보유한 높은 수준의 도메인 특화 AI 기술력의 근간이 됐다.”
― 스위트케이의 산업 특화 AI 모델의 기술적 특징과 차별점은.
우리의 핵심 경쟁력은 도메인 특화형 AI 아키텍처에 있다. 시흥시 사회복지 AI 서비스를 예로 들면, 단순한 정보 검색 엔진이 아닌 실제 복지 서비스 연계까지 가능한 엔드투엔드(End-to-End) 솔루션을 제공한다.
기술적 차별점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 엔터프라이즈급 보안을 갖춘 온프레미스 아키텍처이다. 이는 기업과 기관의 민감한 데이터를 외부 유출 없이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게 해준다.
둘째, 혁신적인 모델 경량화 기술이다. 우리는 기존 모델 대비 30% 이상의 경량화를 달성했다. 이는 고가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 없이도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H100급 서버에서만 구동 가능한 모델을 V100급 서버에서도 운영할 수 있도록 최적화했다.
셋째, 진보된 RAG(검색증강생성) 기술을 통한 할루시네이션 최소화다. 이는 특히 정부 기관이나 금융 기관과 같이 정보의 정확성이 중요한 도메인에서 핵심적인 경쟁력이 된다.”
― 대표적인 AI 서비스 구축 사례는.
“경기도 시흥시에 제공한 ‘sLLM 기반 지자체 사회복지 맞춤형 정보서비스 구축’ 사업이다. 기존에는 시민들이 복지 정보를 찾으려면 327페이지에 달하는 문서를 뒤지거나, 검색했을 때 나오는 530건의 결과 중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야 했다.
여기에 AI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즉각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배고파요, 도와주세요’라는 질문을 하면, 일반적인 AI는 단순히 식사 관련 조언을 하지만 우리 서비스는 실제 이용 가능한 식사지원 서비스나 복지기관 정보를 제공한다. 만족도 조사에서 5점 만점에 4.14점을 받았다.”
― 데이터의 가치와 활용에 대한 스위트케이만의 독특한 관점이 있다고 들었다.
“스위트케이는 데이터, 특히 질문 데이터의 가치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많은 AI 기업들이 답변의 정확성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과 달리 우리는 사용자들의 질문 자체가 매우 중요한 데이터 자산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시민들이 AI 시스템에 던지는 질문들은 단순한 정보 요청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시민들의 실제 니즈와 고민을 담고 있는 중요한 사회적 데이터다. 이러한 데이터를 시계열로 분석하면 특정 시기별, 지역별, 인구 특성별로 어떤 요구사항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데이터는 정책 결정이나 서비스 개선에 직접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현재 CCTV 통합관제와 같은 시스템이 물리적 보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우리의 접근은 시민들의 실제 니즈와 생각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있다.
― 이를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례가 있나.
“경기도 안양시에 제공한 ‘요구조자’ 실증 사례(요구조자 동선 추적 및 탐색구조 서비스 실증)다. 실종자 발생 시 골든타임은 12시간이다. 이 시간이 지나면 발견 확률이 42%로 급감하게 된다. 하지만 CCTV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만약 실종자가 발생했을 때 담당 형사가 100개의 CCTV 중 10개를 확인한다고 가정하면 1시간 분량만 본다고 해도 10시간이 걸린다.
반면 요구조자 서비스는 안양시 동안구의 2500대 CCTV 네트워크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실종자의 동선을 추적한다. AI 기반으로 CCTV 영상에서 실종자의 얼굴, 신체 등을 분석하기 때문에 걸리는 시간은 수 분에 불과하다. 재식별 정확도는 90% 이상이다.”
― 스위트케이만의 독특한 조직문화가 있다면.
"기술 변화가 빠른 시대에 맞춰 직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실제로 우리 회사는 AI 전공자가 없는 상태에서 AI 기업이 됐다. 직원들이 원한다면 새로운 분야를 배우고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비전공자도 의지만 있다면 1년에서 1년 반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 AI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다.”
― 올해 사업 전략은.
“올해 가장 큰 목표는 특화 AI 모델의 확산이다. 50개 이상의 구축 사례를 만들고 특히 사회복지 분야에서는 전국 단위의 확산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지자체별로 사회복지 시스템의 세부 내용에는 차이가 있지만 약 80%는 공통된 내용이다. 다시 말해 시흥시나 안양시에 구축한 AI 기반 특화 서비스를 다른 지자체에 적용하기 수월하다는 것이다.”
― AI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미래 비전이 궁금하다.
“AI 기술의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스위트케이는 ‘탁월한 돌봄’이라는 비전 아래 기술이 실질적인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2027년 IPO를 준비하고 있지만 이는 목적이 아닌 수단이다. 진정한 목표는 AI를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장 중심의 기술 혁신을 지속하면서 동시에 기술의 윤리적 측면도 깊이 고려해나갈 것이다.”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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