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문턱 넘은 현대차證 유상증자, 관건은 한달 뒤 주가
||2025.01.10
||2025.01.10
현대차증권이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가운데 금융감독원 문턱을 넘었다. 앞으로 관건은 한달여 뒤 주가다. 현재 주가 수준에선 목표했던 것보다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자금이 300억원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현대차증권 증권신고서 효력이 이날부터 발생했다. 금감원이 앞서 정정 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며 지적했던 해외 부동산 사업 현황과 자본 적정성 등에 대한 내용을 보완한 결과다. 현대차증권이 개인 주주, 기관 투자자와 유선으로 124회, 대면으로 10회 이상 소통한 것도 효과를 봤다. 금감원은 최근 기업의 유상증자를 잇달아 제동 걸면서 주주와 소통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의 남은 과제는 주가다. 현대차증권은 신주 3012만482주를 발행해 약 2000억원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주 1주당 예상 발행가를 6640원으로 잡은 결과다. 앞으로 신주 확정발행가는 1차 발행가와 2차 발행가 중 더 낮은 가격으로 결정된다.
1차 발행가는 이날 장 마감 후 나올 예정이다. 1차 발행가는 기준일과 그 전 1개월, 일주일의 가중산술평균주가(거래량 반영)를 다시 산술평균한 뒤 할인율 15%와 유상증자 비율 77.72%를 반영해 정한다. 산출공식을 토대로 보면 전날 기준 1차 발행가는 5630원 수준이다. 현대차증권 주가가 이날 오전에도 전날과 큰 차이가 없는 점을 고려할 때 비슷한 수준에서 1차 발행가가 확정될 전망이다.
1차 발행가 기준으로 보면 현대차증권은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이 1695억원이다. 목표보다 305억원가량 적다. 현대차증권 주가가 8000원대에서 유상증자 발표 후 7000원대로 급락했기 때문이다. 2차 발행가는 오는 2월 21일을 기산일로 정하는 데 2차 발행가가 1차 발행가보다 낮게 나오면 그만큼 현대차증권이 확보하는 자금 규모도 감소하게 된다.
다만 ‘청약일 전 과거 제3거래일부터 제5거래일까지의 가중산술평균주가에 40% 할인율을 적용해 산정한 가격(3차 발행가)’이 1·2차 발행가보다 높으면, 3차 발행가가 확정 발행가가 된다.
쉽게 말해 오는 2월 19일부터 21일까지 현대차증권의 가중산술평균 주가가 1만1000원을 넘으면 목표했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같은 기간 가중산술평균 주가가 9400원 선만 넘어도 1차 발행가보다는 많은 자금을 거머쥘 수 있다.
새로 발행하는 주식 수가 많은 점이 주가에 부담이지만, 일단 현대차그룹 대주주 3사가 배정 물량을 모두 소화하기로 했다. 예상 발행가 기준 ▲현대차 564만주(375억원) ▲현대모비스 349만주(231억원) ▲기아 101만주(67억원) 등이다.
현대차증권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1순위 차세대 시스템 구축 1000억원, 2순위 상환전환우선주(RCPS) 775억원, 3순위 기업어음증권 상환 225억원으로 세웠다.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부터 퇴직연금 시스템 등 전체 플랫폼의 기반이 되는 ‘차세대 원장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본 건전성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