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문의 1729명 사직… 의정갈등 이후 2배 늘어
||2025.01.07
||2025.01.07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증원 발표 이후 전공의들이 대거 의료현장을 떠난 뒤로 병원을 그만 둔 전문의도 전년 동기 대비 2배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10월 전국 88개 수련병원에서 사직한 의대 교수 등 전문의(전임의 제외)는 1729명이었다.
이는 1년 전인 2023년 같은 기간(3~10월) 그만둔 전문의가 865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2배 늘어난 수치다. 88개 수련병원 전문의는 2023년 10월 2만524명에서 지난해 10월 2만331명으로 소폭 줄었다.
사직 전문의가 증가한 이유는 늘어난 업무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뒤 의대 교수 등 수련병원 전문의들은 전공의 업무 공백을 메우는 일에 투입된다. 내과 등 환자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진료과는 낮 외래진료에 야간 당직까지 맡게 된다.
의대증원으로 촉발된 의료공백 사태가 1년 가까이 이어지며 과로 등 업무 부담과 번아웃을 호소하는 의료진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직 전문의들은 근무 환경이 상대적으로 좋은 병원이나 동네 의원으로 옮긴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필수의료 분야 전문의 이탈 속도가 가장 빨랐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지난 2023년 3~10월 38명 사직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47명이 떠났다. 같은 기간 사직한 신경외과 전문의는 20명에서 81명으로 늘었다.
전문의 채용 시기인 2월이 되면 의사 인력이 더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만약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필수의료 과목이나 지방 병원이 늘어나게 되면 추후 의료대란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