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전기차 기업으로 불러다오" 스포츠카 제조사 MG의 변신
||2025.01.07
||2025.01.07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며 다양한 EV모델이 등장하고 있지만, 오픈톱 스포츠카의 전기차 모델은 여전히 생소한 영역이었다. 영국의 경량 컨버터블 스포츠카 브랜드 MG가 최근 이 생소한 도전에 나섰다.
MG는 1960~1970년대 사이 스포츠카 업계에서 활약한 브랜드다. MG라는 이름은 1924년에 처음 등장했으며, 올해로 100주년을 맞았다. MG의 사업은 순탄치 않았다. 재정난 탓에 여러 소유주를 거쳤다. 2000년~2005년까지 MG 로버로 운영됐으나 파산한 이후 중국 거대 기업 SAIC 모터에게 매각됐다.
중국 자동차 기업 SAIC 모터는 2023년에 500만 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했다. 미국 대표 자동차기업 포드의 생산량보다 많았다. 동시에 중국 주요 수출 기업으로, 2023년에 120만 대 이상의 차량을 해외에 판매했다.
MG는 SAIC모터의 지원을 바탕으로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MG는 SAIC의 전기 모터를 탑재한 모델을 새로 출시했다. 저렴하고 실용적인 차를 목표로 개발한 MG ZS EV, MG5 왜건, MG4 등이 시장에서 호응을 얻으며 시장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MG는 영국 전기차 시장의 5%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MG가 선보인 사이버스터는 기존 전략에서 벗어난 모델이다. 저렴하고 실용적인 차가 아니라 MG의 스포츠 정신을 구현한 차량이다. 사이버스터의 컨셉트카는 2021년 상하이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당시 공상과학적인 외관이 화제를 끌었다.
양산 버전의 사이버스터는 2021년 상하이 모터쇼에서 공개된 컨셉트카의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이어받았다. 가위문, 유선형 디자인 등 극적인 요소가 눈길을 끈다. 실내 역시 3개의 대형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사이버스터의 기본 색상은 흰색이지만 빨간색과 노란색, 회식, 은색 도색 옵션도 선택할 수 있다.
접이식 지붕은 검정색 또는 빨간색으로 선택할 수 있다. 내리거나 올리는 데 약 15초가 걸리며 주행 중에도 지붕을 접고 펼 수 있다. 갑자기 비를 만나거나 즉흥적으로 햇빛을 즐기고 싶을 때 정차하지 않고도 지붕을 조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MG의 기존 모델들은 실내로 유명하지 않았다. 칙칙한 편으로 알려졌다. 사이버스터는 그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이다. 시트는 가죽이 아니지만 투톤 디자인이 적용됐다.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전동 조절이 가능하며 2개의 메모리 슬롯이 있다. 열선 시트도 갖추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3개의 대형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조종석 주변을 둘러싼 디스플레이에서 직관적인 메뉴 시스템을 통해 터치스크린으로 온도 조절, 차량 설정 등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 이는 기존 MG 모델들이 저렴해 보이는 계기판을 사용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스티어링 휠 뒤에는 패들시프트가 있다. 전기차의 특성상 기어 변속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가속 모드 활성화 등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
하지만 이러한 첨단 시스템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 일반적인 둥근 스티어링 휠을 채택하면서, 좌측에 위치한 내비게이션 화면이 스티어링 휠에 가려져 시야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이로인해 운전 중 내비게이션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고개를 돌려야 하는 불편함도 발생한다.
몇가지 단점에도 사이버스터는 스포츠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현재 사이버스터는 두 가지 모델이 출시됐다. 후륜구동 모델은 335마력, 사륜구동 GT 모델은 503마력의 성능을 자랑한다. 이는 테슬라모델3와 비견될 만한 수준이다. 사이버스터가 가볍지는 않지만(후륜구동은 1885kg, 사륜구동 GT는 1985kg) 각각 5초와 3.2초 만에 시속 100km/h에 도달할 수 있다.
스포츠카를 선택하는 이유는 단순히 개성 표현뿐만 아니라, 짜릿한 주행 경험을 원하기 때문이다. 사이버스터는 이러한 기대에 부응한다. GT 모델은 50:50 무게 배분으로 균형 잡힌 코너링 성능을 보여주며, 트로피 모델은 약간 후륜 편향으로 더욱 감각적인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
서스펜션은 스포츠카답게 단단하게 세팅됐지만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편안한 수준이다. 런던 도심의 요철이 심한 도로에서도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었다. 경기 트랙 주행을 위해 보다 단단한 세팅을 원하는 운전자라면 아쉬울 수 있다.
사이버스터의 두 버전 모두 74.4kWh 용량 배터리를 탑재했다. 이로 인해 WLTP 기준 후륜구동 모델은 508㎞, GT 모델은 444㎞의 주행 거리를 제공한다. 충전 속도는 150㎾로 38분 만에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스포츠카 특성 상 연비 효율이 높지 않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스코틀랜드 고원 지대를 질주하며 시험 주행한 결과, GT 모델로 kWh당 2.2마일을 주행했다. 시내에서 주행할 시 런던 시내를 주행할 경우 kWh당 약 3.5마일의 연료 효율을 보여줬다.
사이버스터는 이전 MG 모델처럼 가격 측면에서 가성비 높은 차량은 아니다. 영국에서 후륜구동 모델은 5만 4995 파운드부터, 사륜구동 GT 모델은 5만 9995 파운드부터 시작한다. 이전 MG 전기차가 다양한 옵션을 갖춘 상태에서 3만 파운드 수준이었던 것을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것이다. 또한 비슷한 출력과 가속력을 가진 테슬라 모델3와 맞먹는 가격이다. 사이버스터는 노르웨이 같은 몇몇 유럽 국가에서는 조금 더 저렴하다.
/ 글 James Morris & 편집 문상덕 기자 mosadu@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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