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몸값 대폭 낮춘 피아이이, 전기차 캐즘은 부담
||2025.01.06
||2025.01.06
[딜사이트경제TV 최태호 기자] 지난해 스팩합병 무산으로 한차례 고배를 마신 피아이이가 IPO(기업공개)를 통해 코스닥 시장 상장에 재도전한다. 고평가 논란이 있던 비교기업을 제외하고 할인율을 대폭 늘리며 몸값을 대폭 낮췄다.
피아이이는 검사 고도화에 따른 사업기회 확장을 노리는 한편, 신규 사업 진출로 타산업군의 고객사 확보에도 나설 방침이다.
다만 2차전지 산업군에 쏠려있는 매출 구조는 여전히 부담이란 평가다. 전기차 캐즘으로 인한 업황 부진 우려도 나오고 있다.
거래소 지적에 몸값 낮춘 피아이이
피아이이는 6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현황과 전망을 소개했다. 피아이이는 머신비전, 영상처리, AI(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AI비전·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제조공정에 알맞은 S/W(소프트웨어)를 제공해 주로 2차전지 생산기업의 제품 수율을 높이는 데에 기여한다.
피아이이는 이번 IPO로 총 360만주를 공모한다. 주당 공모 희망가는 4000~5000원으로 공모로 조달하는 자금은 144억~160억원 규모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은 오는 8일부터 14일까지다.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면 20, 21일 이틀간 일반청약을 받고, 2월중 상장 예정이다.
피아이이는 지난해 11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나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았다. 이에 따라 지난달 18일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기존과 동일하게 비교기업의 PER(주가수익비율)을 기준으로 공모가 밴드를 선정했는데, 키엔스(Keyence)가 비교기업에서 제외됐다.
피아이이 관계자는 “한국거래소 측에서 해당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과도하다고 지적해 (비교기업에서) 제외했다”며 “키엔스의 영업이익률이 60% 수준으로 자사에 비해 높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피아이이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4%다. 키엔스의 PER은 41.81배로, 다른 비교기업인 자비스(22.79배), 트윔(16.95배)과 비교해 높았다. 키엔스가 제외되며 비교기업 PER은 기존 28.93배에서 19.87배로 낮아졌다. 주당평가가액 할인율도 20.83~29.17%에서 23.96~39.17%로 늘었다.
정정신고서 제출 전 공모희망가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2429억~2715억원이었지만 현재 공모가 기준으론 1433억~1791억원까지 낮아졌다. 특히 지난해 스팩합병을 통한 상장을 추진했던 때(4888억원)와 비교하면 절반 이상 몸값이 낮아진 상황이다.
캐즘 우려 여전...“위기 속에도 기회 있어”
대폭 할인된 밸류에도 불구하고 향후 업황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2차전지 관련 고객사에 매출의 대부분이 몰려 있어 전기차 캐즘의 영향을 받기 때문. 우선 최종 고객사를 기준으로 보면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2차전지 관련 기업이 지난해 3분기 별도기준 매출액(436억원)의 대부분(434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매출처 기준으로는 필에너지가 매출의 37.8%를 차지하고 있어, 같은 산업군 내에서의 편중도 심했다.
하지만 피아이이는 캐즘 우려에도 성장의 기회는 여전히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규사업 추진을 통해 매출처도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최정일 피아이이 대표이사는 “2차전지 시장의 슬로우 다운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전기차 화재사고 건수가 늘어나며 안전성 향상을 위해 검사가 고도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즘에 따른 악영향이 있지만 향후 2차전지 검사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사업 기회는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기존에 2차전지 검사 과정은 외관검사에만 머물러 있었는데 내부검사 기술을 확보해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피아이이는 내부검사를 통한 매출 규모가 기존 외관 검사만큼이나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내부검사 기술을 향후 사업영역 확장에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초음파, 엑스레이, 3D CT(컴퓨터 단층촬영) 검사 솔루션을 상용화하고, 2차전지뿐 아니라 반도체, 완성차, 폐배터리업체 등으로 산업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올해가 배터리를 탈피해 다양한 산업군으로 진출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차입 경영 고수...IPO 자금으로 인재 영입
최 대표는 “사무실과 실력있는 소프트웨어 인력만으로도 충분한 비즈니스 인프라 구축이 가능하다”며 무차입 경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로 △자재 △공간 △인력 △설비 비용 지출 부담이 적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피아이이는 채권, 대출 등 별도 차입 없이 회사를 경영하고 있고, 향후에도 무차입 경영을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IPO로 들어오는 자금은 판교 AI 센터 설치와 인재영입에 사용할 계획이다.
피아이이 관계자는 “판교에 센터를 구축하면 AI 관련 핵심 인력을 영입하기 유리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밖에 신규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한 연구개발자금과 해외 현지업무 인프라 구축 등에도 자금이 사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