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2년 연속 판매량 700만대를 넘기며 글로벌 톱티어로서의 위상을 이어가고 있다. 역대 최대 판매량을 찍었던 2023년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고금리 등 불안정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준수한 판매 성과를 보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올해 판매량 목표를 지난해 실적 대비 2.2% 상향한 현대차·기아의 눈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하이브리드차, 북미 현지 생산 강화 등을 바탕으로 이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2년 연속 700만대 넘겨…기아, 역대 최대
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414만1791대, 308만9457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이로써 730만2451대를 달성하며 역대 최대 판매량을 냈던 2023년에 이어 현대차·기아의 판매량은 2년 연속 700만대를 넘기게 됐다.
약 414만대를 판매한 현대차는 2023년 대비 1.8% 감소했지만, 기아는 0.1% 소폭 증가하며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을 냈다.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량 격차도 줄게 됐다. 2023년 약 113만대였던 두 회사의 격차는 지난해 105만대로 약 8만대 감소했다.
현대차의 경우 내수와 해외 판매는 각각 70만5010대, 343만6781대로 집계됐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7만7161대가 팔린 싼타페였다. 이어 그랜저(7만1656대), 포터(6만9267대), 쏘나타(5만7355대) 등의 순이었다.
세단은 총 19만858대가 판매됐고, RV는 총 24만5241대가 팔리며 지난해에도 소비자들의 RV에 대한 선호는 여전히 이어졌다. 해외 판매의 경우 현대차의 주요 시장인 북미 시장에서 최고 수준의 판매량을 달성했다.
사상 최대 실적의 기아는 유연한 사업 운영으로 바탕으로 생산량과 공급량 확대와 함께 EV3, K4 등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가 큰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내수 판매는 4.2% 감소해 54만10대였고, 해외 판매는 1% 증가한 254만3361대로 집계됐다. 특수 차량 판매는 6.6% 늘어 6086대로 집계됐다.
차종별로 보면 글로벌 시장에선 스포티지가 58만7717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셀토스(31만2246대), 쏘렌토(28만705대)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목표, 작년 대비 2.2% ↑…현지 생산 강화
'2년 연속 700만대'란 대기록을 달성한 현대차와 기아의 눈은 올해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판매량 목표를 739만200대로 설정했다. 현대차는 417만4000대, 기아는 321만6200대를 판매하겠다고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올해 기록한 실적보다 2.2%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판매 강화, 현지 생산 체계 확대 등을 통해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주요 판매 시장인 북미 시장에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관세 인상, 전기차 보조금 삭감 등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판매량 상승을 도모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 '북미통'으로 불리며 사상 처음으로 현대차의 외국인 대표이사로 선임된 호세 무뇨스 사장의 어깨 역시 무거워지게 됐다.
앞서 현대차그룹의 아이오닉5·9 등 전기차 5종은 사상 처음으로 미국 정부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되며 더 높은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보조금 규모는 대당 최대 7500달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는 매크로 불확실성 확대 전망에 따라 선제적 리스크 대응 역량을 제고하고, 현지 판매·생산 체계를 강화하겠다"며 "차세대 HEV 및 전기차 신차 출시 등을 통해 글로벌 고객이 믿고 선택할 수 있는 톱 티어 브랜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