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자립’ 속도 내는 中… 전기차에 자국산 칩 심는다
||2025.01.03
||2025.01.03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중국이 전기 자동차 반도체 자국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중국 전기차에는 미국·유럽·일본의 반도체가 주로 사용돼왔다. 그러나 정부 차원에서 자국산 반도체 사용을 적극 장려하고, 대규모 투자 기금을 조성하면서 현지 업체 점유율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1일 중국이 전 세계 전기차 주요 생산국을 넘어 자국산 반도체까지 전기차에 탑재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내연 기관차에는 약 700개, 전기차에는 그 두 배 이상의 반도체가 필요하다. 시장 조사업체 가트너는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 규모가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8%에서 현재 약 15%까지 상승했다고 추산했다.
그간 중국산 자동차에 사용되는 반도체는 대부분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독일 인피니언 등 미국·일본·유럽 업체들이 생산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산 반도체 비율이 약 15%까지 상승했다. 중국은 전자제품에 탑재되는 반도체를 주요 육성 대상으로 정하고, 자국산 반도체 생산을 위해 지난해 5월 470억 달러 규모의 국가반도체기금을 조성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중국에서 판매된 차량 2000만대 중 하이브리드차와 배터리 전기차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중국자동차협회는 지난달 처음으로 자국 기업에 미국산 프로세서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문제 삼으며 구매를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 산업정보기술부는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에 분기별로 현지 생산 반도체 구매량을 보고할 것을 요청했다.
현지 업체들도 안정적 공급을 위해 현지 조달을 선호하고 있다. 빠르게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 전기차 생산업체들은 작업 속도가 신속하고, 맞춤형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현지 반도체 업체들과의 협력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이런 움직임은 미국 정부가 대중(對中) 견제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이뤄졌다. 지난주 미국 정부는 중국 자동차 및 방위 산업과 같은 분야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중국산 범용 반도체 생산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은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도 여러 차례 강화했다. 이에 중국은 갈륨과 게르마늄 등에 대한 미국 수출을 통제하며 맞대응했다.
중국은 올해 반도체 분야에서만 31건의 인수 합병(M&A)을 단행했다.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4건이 반도체 소재와 아날로그 칩 분야에 집중됐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을 전략적 핵심 산업으로 지정하고, 다양한 정책을 통해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 2019년 기준 15.7%에 불과했던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자동차 반도체 생산업체들은 중국 내 생산량을 늘리며 대응하고 있다. 하비브 일란 텍사스인스트루먼트 CEO는 "세계가 디커플링을 원한다면 중국은 중국대로, 중국 외의 지역은 그 지역대로 생산하면 된다"고 언급했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2023년에 중국 국영 기업과 자동차 및 산업용 전력 분야 칩 생산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했다. 네덜란드의 NXP는 지난해 11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용 프로세서 생산을 현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