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AI 에이전트 시대 ‘글로벌 vs 토종 비서 격돌’② [AI 전망 2025]
||2025.01.02
||2025.01.02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으로 맞불을 놓는다. 2025년 AI 에이전트 시장이 격동의 한 해를 맞을 전망이다.
챗봇을 넘어 사용자 대신 행동까지 수행하는 'AI 에이전트'가 AI 시장의 새 격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2022년 오픈AI의 챗GPT 등장을 기점으로 생성형 AI와 거대언어모델(LLM) 기술 경쟁이 벌어진 데 이어, 이제는 이를 활용한 서비스 경쟁에 불이 붙었다. AI 혁명이 AI 에이전트 경쟁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AI 에이전트는 사람이 직접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LLM 기반 AI 챗봇과 달리 자율성을 바탕으로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는 AI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는 2025년이 AI 에이전트가 본격 개화하는 시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첨단 기술과 막대한 자본을 무기로 시장 선점에 나서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대응하는 모습이다.
치열한 경쟁의 서막… 시장 규모 102조 전망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AI 에이전트 시장 규모는 58억2000만달러(약 8조4483억원)로, 2030년까지 연평균 42.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30년 시장 규모는 705억3000만달러(약 102조 4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IDC는 국내 AI 에이전트 시장이 2025년까지 연평균 35% 성장해 1조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는 최근 발표한 'AI 에이전트 동향' 보고서를 통해 "빅테크 기업들이 AI 에이전트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며 다양한 수익 모델을 창출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잇단 신제품 출시
마이크로소프트(MS)는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를 중심으로 강력한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다. MS는 지난 11월 이그나이트 2024 행사에서 '자율형 AI 에이전트'를 공개했다. 기업들이 자체 AI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는 '코파일럿 스튜디오'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오픈AI와의 협력을 통해 '챗GPT'와 다양한 AI 모델을 애저에 통합하고, '마이크로소프트365 코파일럿' 등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구글은 '제미나이' 모델을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공개하며 멀티모달 기반의 차세대 AI 비서 비전을 제시했다. 기존의 '구글 어시스턴트', '다이알로그플로우', '듀플렉스' 등을 통해 쌓은 경험을 토대로 한층 진화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구글은 올해 여러 에이전트를 통합 관리하는 '메타 에이전트' 플랫폼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은 '시리'와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개인정보 보호에 특화된 AI 에이전트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음성 인식과 온디바이스 학습을 통해 사용자 경험을 강화하고 자사의 생태계에 긴밀히 통합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아마존은 기업용 AI 에이전트 '아마존 Q 비즈니스'에 50가지 업무 자동화 기능을 추가했다. 세일즈포스도 '에이전트포스 2.0'을 내놓았다.
토종 기업들의 맞춤형 전략
국내 기업들은 한국어 처리 능력과 로컬 서비스 연계를 무기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는 한국어 처리에 강점을 보이는 '카나나'를, SK텔레콤은 자사 서비스와 연계한 '에이닷'을 선보였다. 한글과컴퓨터는 개인화된 업무환경을 제공하는 AI 에이전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지란지교소프트는 협업 플랫폼 '오피스넥스트'를 통해 중소기업의 AI 도입을 지원하고 있다. 박승애 지란지교소프트 대표는 "AI 기술의 빠른 발전과 함께 기술 격차가 여전히 존재하며 디지털 전환의 사각지대에 있는 중소기업들에게도 실질적인 솔루션 도입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특히 중소기업이 기술 격차를 극복하고 쉽고 편리하게 디지털 전환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강화한 AI 기반 협업 솔루션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2025년에 AI 에이전트 시장이 고객서비스, 스마트홈, 산업자동화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데이터 정확성과 개인정보 보호 같은 기술적·윤리적 과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2025년은 글로벌 기업의 기술력과 국내 기업의 현지화 역량이 정면 승부를 벌이는 해로 예상된다"라며 "결국 사용자에게 실질적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 승자가 될 것이다"이라고 전망했다.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