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치지직 vs '전통' SOOP...스트리밍 플랫폼 시장 지각변동
||2024.12.27
||2024.12.27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트위치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지 1년이 돼가는 가운데, 네이버의 치지직이 18년 역사의 SOOP을 추월하며 시장 판세에 변화가 일고 있다.
27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1월 치지직의 월간 활용 이용자 수(MAU)는 242만1729명을 기록해 240만3497명의 SOOP을 앞질렀다. 치지직은 지난해 12월 서비스 외부 오픈 당시 130만명 수준이었으나, 지난 2월 베타 오픈 때는 200만명을 돌파하며 당시 250만명 수준이었던 SOOP을 바짝 추격했다. 이후 5월 정식 오픈을 할 무렵 229만명까지 성장하며 SOOP과의 격차를 5만명대로 좁혔고, 마침내 6개월 만에 추월에 성공했다.
이처럼 가파른 성장세의 배경에는 네이버의 강력한 인프라가 꼽힌다. 치지직은 1년간 총 482만건의 방송을 송출하며 네이버페이를 통한 스트리머 후원 시스템과 네이버 카페 연동을 통한 팬 소통, 네이버 클립과의 연계 등 네이버의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며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여기에 LCK와 '2024 LoL KeSPA CUP' 단독 중계권을 확보하며 e스포츠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맞서 SOOP은 18년간 쌓아온 e스포츠 생태계를 무기로 삼았다. 서울 상암 콜로세움, 프릭업 스튜디오, 잠실 비타500 콜로세움 등 자체 e스포츠 전문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다양한 자체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최고 동시접속자 수도 54만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10월 27일 '2024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4강 T1과 젠지의 경기에서 달성한 수치다. 또한 이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근 개최한 글로벌 발로란트 e스포츠 대회(SVL)에서는 누적 시청자 260만명 중 190만명이 해외 시청자일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시장 주도권 경쟁은 스트리머 확보 전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2025년 1~2월 스트리머들의 계약 종료 시즌을 앞두고 양사는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치지직은 현재까지 파트너 스트리머 148명을 확보했으며, 타 플랫폼 스트리머의 구독 기간을 그대로 인정해주는 '구독기간 이어가기' 이벤트를 내년 3월 23일까지 진행한다. 또한 버추얼 스트리머를 위한 '모션 스테이지' 스튜디오를 구축하며 콘텐츠 다각화에도 힘쓰고 있다.
SOOP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올해 신규 스트리머가 전년 대비 35% 증가한 5만3000명을 기록했으며, 총 675만개의 방송이 개설됐다. 특히 버추얼 카테고리는 전년 대비 5배 성장하며 급성장세를 보였다. 오는 28일에는 '2024 SOOP STREAMER 대상'을 개최해 상위 0.1% 스트리머 104명을 시상하는 등 기존 스트리머 관리에도 집중하고 있다. 스트리머 분배금도 2021년 3463억원에서 2023년 4760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꾸준히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e스포츠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치지직이 내년 중 자체 e스포츠 대회 개최를 예고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대회가 시장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SOOP은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 11월 글로벌 플랫폼을 정식 출시하고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확장을 시작했다. '페이커' 이상혁 등 인기 e스포츠 선수들의 글로벌 동시 송출을 지원하며 해외 시청자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e스포츠와 버추얼 콘텐츠가 스트리밍 플랫폼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치지직이 네이버의 인프라를 활용한 차별화된 서비스로 급성장하는 동안, SOOP은 글로벌 시장 진출로 활로를 찾고 있어 양사의 경쟁 구도가 더욱 흥미롭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