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사명 뒷전?…앞뒤 다른 일론 머스크 전기차 보조금 행보
||2024.12.25
||2024.12.25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테슬라가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정부 보조금 폐지를 지지하고 있으나, 다른 나라에서는 정부 보조금을 따내기 위한 로비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문제가 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전기차 매체 일렉트릭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7월 영국 노동당에 서한을 보내 내연기관차에 대한 탄소배출 의무를 강화해 달라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화석연료 자동차에 대한 세금을 인상하고, 이를 통해 얻은 재원으로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제공할 것을 제안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테슬라는 해당 서한에서 "대형화물차(HGV)에 대한 무공해차량(ZEV) 의무화 정책을 논의하기 시작해야 한다"며 영국이 이에 뒤처지고 있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의 전기차 보급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확대하자는 게 테슬라의 입장이다.
테슬라의 이 서한은 조 워드 테슬라 유럽법인장의 이름으로 당시 루이스 헤이그 교통부 장관에게 전달됐다. 현재 교통부 장관은 하이디 알렉산더다. 워드 법인장은 "영국이 높은 탄소 배출 환경을 고려해 전기차 가격을 책정해야 하며, 내연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전기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영국은 지난해 9월 내연차 퇴출 시기를 종전 2030년에서 2035년으로 5년 연기한 바 있다. HGV 전동화는 충전 인프라 부족 등의 문제로 지연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일렉트릭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부상하면서 미국에서는 트럼프의 공약을 따르는 것처럼 행동하나, 외국에서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며 그의 완전히 상반된 입장을 지적했다.
일렉트릭은 "테슬라가 미국에서는 전기차 보조금을 없애자고 주장하고 있고, 영국에서는 오히려 이를 늘리자고 주장하고 있다"며 테슬라가 바위와 돌 사이에 갇혀있다고 비유했다. 여기서 바위는 옳은 일이며, 돌은 머스크의 정치 행보라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테슬라가 지속 가능한 운송 및 에너지의 출현을 가속화한다는 사명을 진정으로 추구한다면, 화석연료 자동차의 외부 비용을 고려하거나 전기차의 이점을 공정하게 보상하는 공정한 시장을 옹호할 것"이라며 "이 질문에 대한 유일한 답은 일론 머스크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테슬라가 사명보다 CEO의 정치를 우선시하고 있다"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