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는 기아, 1t 트럭·세단은 현대차… 치열했던 집안싸움
||2024.12.22
||2024.12.22
올해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수요가 많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부문에서는 쏘렌토를 앞세운 기아의 독주를 현대차가 싼타페로 추격하는 모양새다. 소상공인이 많이 쓰는 1톤(t) 트럭 부문에서는 현대차가 기아를 월등히 앞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쏘렌토는 올해 11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8만5710대가 판매되며 유일하게 8만대를 넘겼다. 2위는 카니발로 올해 7만5513대가 판매됐고 싼타페(7만912대)는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완전변경 모델 출시 이후 올해 상반기 주춤한 판매량을 보였던 싼타페는 지난 8월 말 연식변경 모델이 출시되면서 월 5000대 수준으로 판매량이 다시 늘었다.
쏘렌토와 함께 2강 구도를 형성했던 싼타페는 지난 2022년 판매량이 쏘렌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굴욕을 맛봤다. 이에 현대차는 작년 8월 완전변경 모델인 신형 싼타페를 출시했다. 싼타페는 쏘렌토가 등장한 2020년 이후 단 한 번도 쏘렌토를 넘지 못했다. 기아는 신형 싼타페 출시 하루 만에 쏘렌토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맞불을 놓은 바 있다.
쏘렌토의 인기 요인으로는 친숙한 디자인이 꼽힌다. 쏘렌토의 외장은 미국에서 인기를 끈 SUV 텔룰라이드의 디자인 요소였던 ‘시그니처 스타맵 라이팅’ 주간주행등(DRL)이 추가된 것 외에 큰 변화가 없었다. 텔룰라이드의 국내 도입을 원했던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셈이다.
반면 현대차는 싼타페의 디자인을 완전히 갈아엎었다. 차체를 키우고 각진 네모 형태로 바꿨고, DRL과 후미등에 현대차를 상징하는 ‘H’를 적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뚜렷한 개성을 가진 싼타페는 호불호가 있었던 반면, 쏘렌토는 기존 고객들을 그대로 흡수했다”고 말했다.
쏘렌토만 디젤 동력계(파워트레인)를 선택할 수 있는 점도 인기 비결로 꼽힌다. 디젤 엔진의 비중은 줄었지만, 연비와 힘이 좋아 여전히 찾는 소비자가 있다. 기아는 쏘렌토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이런 이유로 디젤 엔진을 유지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쏘렌토 디젤 모델은 총 4583대 판매됐다.
소상공인이 많이 찾는 1t 트럭 부문에서는 현대차가 기아를 월등히 앞서고 있다. 포터는 올해 11월까지 액화석유가스(LPG·Liquefied Petroleum Gas)와 전기차를 합쳐 총 6만3829대 판매됐다. 반면 봉고는 3만8041대에 그쳤다. 대기관리권역법에 따라 올해부터 소형 택배화물차 등에 대한 디젤차 신규 등록이 금지됐고, 전기 트럭이 주춤하면서 LPG차가 각광을 받았다. 포터는 내년 초 10만대 돌파가 유력해 보인다.
세단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아반떼(5만428대), 쏘나타(3만4446대), 그랜저(6만4444대)의 선전에 힘입어 우위를 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