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시장 노리는 ‘AI 에이전트’… 빅테크부터 국내기업까지 격전 예고
||2024.12.20
||2024.12.20
챗봇을 넘어 사용자 대신 행동까지 수행하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AI 시장의 새 격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2022년 오픈AI의 챗GPT 등장을 기점으로 생성형 AI와 거대언어모델(LLM) 기술 경쟁이 벌어진 데 이어, 이제는 이를 활용한 서비스 경쟁에 불이 붙었다. AI 혁명이 AI 에이전트로 확장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AI 에이전트는 사람이 직접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LLM 기반 AI 챗봇과 달리 자율성을 바탕으로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는 인공지능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는 2025년이 AI 에이전트가 본격 개화하는 시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AI 에이전트 시장 규모는 58억2000만달러(8조4483억원)로, 2030년까지 연평균 42.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30년 시장 규모는 705억3000만달러(102조4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AI 에이전트 시장에서 가장 앞서나간 곳은 마이크로소프트(MS)다. MS는 오픈AI와 협력해 AI 비서 '코파일럿'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 11월 연례 행사인 이그나이트 2024에서 '자율형 AI 에이전트'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AI 에이전트가 기업 내의 다양한 업무를 자동화하는 사례를 공개하며 AI 에이전트 생성 프로그램인 '코파일럿 스튜디오'를 통해 기업들이 직접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제작할 수 있도록 했다.
아마존은 최근 개최한 AWS 리인벤트 2024 행사에서 기업용 AI 에이전트 '아마존 Q 비즈니스'에 워크플로우 자동화 기능을 추가했다. 총 50개의 액션에 대한 자동화가 가능하다. 세일즈포스도 에이전트 플랫폼 '에이전트포스'의 차세대 버전인 '에이전트포스 2.0'을 발표하며 시장 경쟁에 가세했다.
구글은 '제미나이 2.0'을 '에이전트 시대를 위한 AI'로 정의하며 단순한 검색이나 개인 비서 역할을 넘어선 고도화된 AI 에이전트를 선보였다. 특히 구글이 공개한 AI 에이전트 '줄스'는 개발자의 지시에 따라 직접 코드를 작성하고 버그를 수정하는 등 높은 수준의 프로그래밍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유료 구독 서비스인 '제미나이 어드밴스트'를 통해서는 심층적인 리서치를 수행하는 '딥 리서치' 에이전트도 제공한다.
국내에서도 AI 에이전트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AI 기반 문서 혁신을 넘어 개인화된 업무 환경을 제공하는 AI 에이전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정지환 한글과컴퓨터 전무는 "단순 문서 작업을 넘어 업무 프로세스 전반을 아우르는 범용 AI 에이전트를 개발 중"이라며 "개인화를 통해 미래 업무 환경과 문서 생산성의 혁신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국내에서는 금융과 제조 분야를 중심으로 AI 에이전트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주요 금융사들은 이미 AI 기반 고객 상담 에이전트를 도입했다. 제조업체들도 스마트팩토리 구현을 위해 AI 에이전트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에 업계 한 전문가는 "AI 에이전트가 업무 보조를 넘어 대신 경제활동을 수행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