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창업자 모리스 창 “인텔의 실책, AI보다 파운드리 택한 것”
||2024.12.13
||2024.12.13
전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 TSMC의 창업자 모리스 창(Morris Chang)이 자서전 출간 기념 행사에서 인텔과 삼성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밝혔다.
13일 디지타임스아시아에 따르면 창은 9일 열린 자서전 발간 기자회견에서 인텔에 대해 명확한 전략적 방향 부재가 회사의 가장 큰 약점이라며 최근 몇 년간 미래 지향적인 전략을 수립하지 못한 점과 새로운 CEO 선임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지적했다.
창은 “인텔의 팻 겔싱어 CEO가 기대했던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며 이사회가 회사의 비전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인텔이 AI(인공지능)보다 파운드리 서비스에 우선순위를 둔 결정을 실책으로 꼽았다. 이로 인해 경쟁에서 뒤처졌다고 분석했다.
창은 인텔의 4대 CEO였던 크레이그 배럿에 대해 존경심을 드러내며 그와의 이사직 제안 관련 일화를 공유했다. 2009년 TSMC는 독립 이사를 추가하기 위해 후보를 찾고 있었고 창은 당시 인텔 CEO였던 폴 오텔리니에게 적합한 인물을 추천받아 크레이그 배럿과 접촉했다고 밝혔다.
배럿은 초기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이후 이메일을 통해 “인텔과 TSMC는 언젠가 경쟁하게 될 것”이라는 이유로 제안을 거절했다. 창은 이러한 일이 TSMC 역사상 유일한 독립 이사 거절 사례였다고 설명했다.
삼성에 대해서는 경영 문제보다 기술적 도전 과제가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 삼성 메모리 사업부와의 협력을 회고하며 ‘알 수 없는 리스크’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창은 기술적 한계가 삼성이 직면한 주요 문제라며 한국의 불안정한 정책 환경이 삼성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리스 창의 이번 발언은 반도체 산업의 주요 기업들이 직면한 도전과 경쟁 구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 것으로 주목받았다.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