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세탁기 관세’ 압박…삼성·LG, 현지생산 대응 '총력'
||2024.12.09
||2024.12.0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산 세탁기에 부과하는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을 피력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 기업들도 고율 관세가 적용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가전기업은 현지 생산을 확대해 대응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자.
9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8일(현지시각) 미국 NBC 방송 인터뷰에서 한국의 삼성과 LG 등이 생산한 수입 세탁기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조치를 자신의 업적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 2018년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제작한 수입 세탁기에 대해 120만대 이하 물량에 20%, 그 이상 물량에 50% 관세를 물리는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 세이프가드는 작년 2월 종료됐으나, ‘트럼프 2기’ 출범으로 한국산 세탁기를 비롯한 가전제품 전반에 걸쳐 높은 관세가 다시 부과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 가전 업계는 우선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세탁기는 이미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통상 압박에 대응해 미국에서 세탁기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춰서 유연한 대응이 가능한 편이다.
세탁기 현지 생산 체제 구축을 추진하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두 세이프가드가 발동되자, 준공 일정을 앞당겼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8년 1월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 LG전자도 같은 해 12월 테네시 공장에서 각각 세탁기 생산을 시작했다.
한편, 한국 가전이 제품 경쟁력에서 우위를 갖춘 만큼 관세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생활가전 시장과 TV 시장에서 모두 1∼2위를 지키고 있다. 실제로 세이프가드 발동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국제무역위원회(USITC)기 세탁기 세이프가드의 효용을 분석한 결과, 세이프가드를 시행한 2018∼2022년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생산량, 시장 점유율, 총매출, 고용 인원, 급여 등 주요 성과지표가 모두 향상됐다. 반면 같은 기간 월풀과 GE 등 기존 미국 생산업체의 지표는 악화했다.
현재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번갈아 가며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월풀, GE 등 미국 업체가 뒤를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