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여파에 주목받던 텔레그램… 이용자 이틀 만에 ‘뚝’
||2024.12.09
||2024.12.09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 선포로 국내 이용자 수가 급증했던 텔레그램이 이용자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검열 우려 속에 ‘디지털 피난처’로 급부상했지만, 단기적 현상에 그치며 다시 평소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 지난 5일부터 평소 수준으로 돌아가
9일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비상 계엄령 선포 당일인 지난 3일 텔레그램의 일일활성이용자(DAU)는 152만3970명으로 전날보다 11.6% 증가했다. 하지만 4일부터 이용자 수가 146만2264명으로 감소했고, 5일(139만183명), 6일(137만5163명)에는 평소 수준인 130만명대로 하락했다.
계엄령 선포 당시 텔레그램은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 국내 메신저 서비스가 검열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급부상했다. 종단 간 암호화 기술을 기반으로 메시지를 서버에서조차 해독할 수 없는 텔레그램의 기술적 특징은 정보 유출과 검열을 피하려는 이용자들의 선택 이유로 작용했다. 이 같은 양상은 지난 2014년 카카오톡 검열 논란 당시에도 유사하게 나타난 바 있다.
이에 지난 3일 계엄령 당일 텔레그램 앱 설치량은 4만576건으로 전날(9016건) 대비 4.5배 증가했다. 또한 애플 앱스토어 순위는 3일 기준 70위에서 4일 4위로 급상승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은 단기적인 현상에 그쳤다. 이용자들이 텔레그램 사용을 점차 줄이며 카카오톡 등 기존 플랫폼으로 돌아가는 패턴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텔레그램 앱 설치량은 3만3323건으로 줄고, 5일부터는 1만329건으로 평소 수준으로 돌아갔다.
◇ 높은 보안성에도 카카오톡 대체 못해
지난 2022년 카카오톡 장애 당시 네이버 메신저 ‘라인’이 카카오톡의 대체 메신저로 주목 받았지만, 3일 만에 안정화된 사례와 유사하다.
텔레그램은 높은 보안성과 독립성을 강점으로 내세우지만, 사용자 편의성과 기능을 중시하는 국내 이용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수단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텔레그램은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를 가진 카카오톡과 비교해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대체 플랫폼으로 기능하지만, 사용자 충성도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꼽힌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양상이다. 지난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 당시 시민들이 정부의 강력한 통신 통제를 피하기 위해 텔레그램을 사용했으나, 이후 시위가 진정되자 사용량이 감소했다. 인도에서도 지난 2019년 통신망 차단 사태 때 일시적으로 텔레그램 이용자 수가 증가했지만, 사태가 종료된 후 사용자 수는 기존 수준으로 돌아갔다.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텔레그램과 같은 서비스는 위기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급부상하더라도, 기존 메신저 플랫폼의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와 사용자 충성도를 넘어서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