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파이오니어] 현대차∙토요타, 수소 생태계 구축 위해 맞손
||2024.12.04
||2024.12.04
[딜사이트경제TV 김완일 기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전기차 올인 전략을 펼쳐가던 자동차 제조사에 급제동이 걸리고 있다. 내연기관도 전기차도 판매량이 주춤하며 미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선 새로운 책략이 필요해진 까닭이다. 이에 전기차와 함께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로 미래를 대비하고 있던 현대차와 토요타는 오랜 기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수소 관련 기술 개발 및 차량 생산, 인프라 구축 등에서 난제를 해결하지 못한 제조사들이 하나둘 배터리 기반 전기차로 노선을 바꾸며 현재는 현대차와 토요타만이 남아 수소 모빌리티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현대차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주도 아래 1998년 수소 연구개발(R&D) 전담 조직을 꾸리며 수소 관련 기술 개발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어느덧 횟수로 26년 동안 수소 기술 개발에 매진해 온 현대차는 싼타페 수소전기차, 투싼 ix Fuel Cell, 넥쏘 등 굵직한 성과를 세상에 공개하며 수소 모빌리티 사회의 리더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특히 2018년 첫 선을 보인 넥쏘는 2019년 미국 10대 엔진상, 2018년 CES 에디터 초이스, 2018년 아시아 기술 혁신상 등을 수상하며 세계 무대에서 현대차의 수소 기술력을 입증했다.
현대차는 단순히 완성도 높은 수소차 생산 뿐만 아니라 수소의 생산과 운송, 연료를 충전하는 충전소 설립 등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20년에는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인 ‘HTWO’를 출범하고 수소 관련 사업 및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 중이다.
나아가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CES에서 현대차가 발표한 ‘HTWO 그리드’ 비전은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및 활용 전반에 걸쳐 맟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정의선 현대차 회장도 이 자리에서 “수소 에너지로의 전환은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관련 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토요타 역시 수소사회 실현을 위한 사업을 가속화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토요타는 현대차보다 이른 1992년부터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을 시작했다. 2002년에는 100대 한정으로 리스 수소 차량을 출시했고 2015년에는 세계 최초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인 미라이를 공개하며 수소사회의 선두주자로 나섰다. 그러나 현재는 수소차 판매량 및 시장 영향력 측면에서 현대차에 자리를 내준 상황이다.
토요타는 다시금 현대차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수소 사회 구축을 나서기 위해 다임러AG, BMW와 손을 잡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수소 제품 개발 및 생산을 전담할 별도 회사인 ‘수소공장(Hydrogen Factory)’을 설립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토요타의 이러한 수소 사업 가속화는 지난해 4월 토요타 아키오 회장 후임으로 선임된 사토 코지 사장(최고브랜드책임자)의 의지가 관철된 결과로 해석된다. 사토 코지 사장이 탄소중립 실현과 모빌리티 가치 확장이란 토요타의 비전이 수소 프로젝트에 달려있다고 설명한 바 있어서다.
실제 사토 코지 사장은 “수소사회 구현을 위한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할 것”라며 “태국과 후쿠시마에서의 수소사회 구현, 수소전기상용차 양산 체계 구축, 모터스포츠에 수소엔진 기술 개발 등 수소 사용 영역을 확대 추진할 계획”이라는 비전을 밝혔다.
자동차 업계는 미래 수소 사회의 승자로 거듭나기 위해 현대차와 토요타가 후퇴 없는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특정 기업이 오롯이 수소 생태계를 이끌어가기 어려운 만큼 현대차와 토요타 또한 수소 생태계란 공동의 목표를 위해 손을 맞잡을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에만 벌써 세 번의 만남을 가진 정의선 회장과 도요타 아키오 회장의 행보가 이를 방증한다.
업계 소식에 따르면 두 리더는 올해 만남을 통해 미래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업 방향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년간 경쟁을 이어오던 두 기업이 함께 미래 모빌리티 사회를 개척하고자 손을 잡는다는 소식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 두 기업의 맞손이 수소 사회 확립을 가속화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