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105만주 블록딜… 오버행 이슈 해소
||2024.11.15
||2024.11.15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상속세 마련을 위해 105만주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매도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임 대표는 14일 보유주식 105만주를 거래시간 마감 후 3만원 초반대 가격에 장외거래로 매각했다.
임 대표 측은 이번 주식 매각에 대해 어머니인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이 임 대표에게 갚을 돈을 변제하지 않아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송 회장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임 대표가 자녀들의 주식까지 담보로 잡아 마련한 296억여원을 대여했다”며 “이후 송 회장은 돈이 생기면 갚겠다며 상환을 차일피일 미뤘고, 최근 3자연합(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송 회장·임주현 부회장)을 결성하며 신 회장에게 일부 지분을 매각해 대량의 자금 발생에도 임 대표의 변제요청을 외면했다”고 말했다.
이어 “임 대표의 주식 매각은 지난 5월3일 한미그룹 오너 일가가 공동으로 국세청에 제출한 납부기한 연장신청 시 밝혔던 외부투자유치 불발시 상속세 납부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이 2020년 8월 별세하면서 한미사이언스 지분 2308만여주가 오너가 가족에게 상속, 당시 지분가치 기준 약 5400억원의 상속세가 부과됐다.
상속인들은 5년에 걸쳐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기로 한 상태로 상속세 납부 기한 연장 신청을 통해 올해 4차 납부분 기한은 이날까지로 연장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임 대표를 포함한 오너 일가 4명은 이날까지 납부해야 하는 740억원을 모두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별 납부액 규모는 송 회장 400억원, 임 부회장 200억원, 임 대표 140억원이다. 임종윤 이사는 지난 3월 자신의 몫을 납부했고, 다른 이들은 이날까지로 납부 기한을 미뤘었다. 납부가 완료됨에 따라 그간 한미사이언스를 둘러싼 오버행(잠재적 과잉물량) 이슈는 해소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 이번 블록딜에 대해 공시제도 위반 가능성이 제기됐다. 블록딜 공시제도는 올해 7월 상장사 내부자의 대량 매도로 주가가 급락해 투자자가 피해를 보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지분 10% 이상 주요 주주와 회사 경영진, 전략적투자자(SI)는 지분 1% 이상을 거래할 때 거래 가격과 수량, 기간을 최소 30일 전에 공시해야 한다. 현재 임 대표는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이에 한미사이언스 측은 “이번 블록딜은 '자본시장법 제 173조의 3항 제1항'에 의거해 보고대상에서 제외된 사항”이라며 “법적 위반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임 대표가 주식을 매각함에 따라 임 대표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9.27%에서 7.85%로 변동됐다. 다만 오는 28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 관련 주주명부 폐쇄일이 지난달 22일이었기 때문에 임 대표가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율(9.27%)에는 변동이 없다.
임 대표는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꼭 필요한 물량을 시간외 블록딜로 매각했다”며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지만 주주들에게 매우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