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오버킬 보러 왔어요” [지스타 2024]
||2024.11.15
||2024.11.15
“팔찌 들어주세요!”
11월 15일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24’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입장을 시작한 오전 9시59분부터 20분 간 진행요원들은 팔찌를 들어달라고 계속 외쳐댔다. 워낙 게임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아침부터 몰려든 탓에 조금이라도 빠르게 입장하려면 입장권 역할을 하는 팔찌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틀째인 이날은 흐리고 습한 날씨에도 현장 통제가 제대로 이뤄졌다. 매표소부터 전시장 입구까지 관람객이 길게 늘어서긴 했지만 서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빠른 걸음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정체는 없었다. 지스타는 팔찌를 보여주면 바로 입장할 수 있어 부스가 아니라 전시장 입구에 대기하는 이는 사실상 없었다.
15일 부산 벡스코 지스타 2024 현장에는 개막일인 14일보다 많은 인파가 몰렸다. 14일 진행된 2025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자까지 모두 올 수 있는 날이라서다. 전시장 입구에 길게 늘어섰던 대기줄은 입장을 시작한 9시59분부터 순식간에 사라졌다. 빠르게 사라진 인파는 지스타 B2C전시장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본격적인 대기는 입장 후 각 부스에서 이뤄졌다. 제1전시장 문이 열리자마자 빠르게 걸어간 이들은 대부분 넥슨 부스 앞으로 모였다. 마치 놀이공원에 있는 인기 놀이기구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 같았다. 10시5분이 되기도 전에 모퉁이 쪽 넥슨 부스로 순식간에 모여든 이들은 입구 쪽 웹젠 부스까지 길게 늘어섰다.
대기하는 이들에게 어떤 게임이 기대돼 일찍 입장했는지 묻자 이들은 “넥슨 ‘오버킬’이 재밌어 보여서 하러 왔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 때문에 뛰어왔다”고 말했다. 넥슨 ‘오버킬’과 ‘퍼스트 버서커: 카잔’ 시연 대기열은 10시30분 전에 이미 2시간 이상을 대기해야 할 만큼 길어졌다.
입장 시작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부스에도 점점 관람객이 몰렸다. 넥슨 부스를 우측에 두고 안쪽 모퉁이로 가면 보이는 넷마블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부터 크래프톤 ‘인조이’, 펄어비스 ‘붉은사막’, 중국 그리프라인의 ‘명일방주: 엔드필드’까지 관람객이 이어졌다. 가만히 서있어도 반대쪽으로 흘러갈 정도의 인파였다.
벡스코 야외광장은 14일과 마찬가지로 크래프톤과 렐루게임즈의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을 중심으로 구글 안드로이드 등의 부스에서 관람객이 다양한 볼거리를 즐기는 모습이 보였다.
야외광장은 또 제1전시장보다 먼저 제2전시장을 가려는 이들도 많았다. 제2전시장에는 ‘아키텍트’를 들고 나온 하이브IM과 ‘아웃포스트 오메가’를 공개한 키디야게이밍(Qiddiya Gaming), 지스타 인디 쇼케이스 2.0 갤럭시, 스팀(Steam)의 휴대용 게임기 ‘스팀덱’ 시연공간이 마련돼 있다.
11시가 되자 B2C 전시장 부스 곳곳에서 현장 이벤트를 시작했다. 진행자가 손을 들어 게임 이름을 외쳐보라고 하면 관람객이 다 같이 크게 게임 이름을 외치기도 하고 무대에 올라 춤을 추는 관람객도 있었다. 코스프레 모델과 같이 사진을 찍거나 인플루언서와 함께 게임을 하는 부스도 있었다.
이런 시끌벅적한 전시장 안에서도 신작 게임을 시연하는 게이머들의 눈빛은 날카로웠다. 헤드셋을 착용해 주변 소리를 차단하고 게임에만 집중하는 이들은 모니터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처럼 집중했다. 크래프톤의 5대 5 슈팅게임 ‘프로젝트 아크’를 시연하는 이들은 이겼을 때 함께 환호하며 즐거워했다.
크래프톤 리듬액션 게임 ‘하이파이 러쉬’ 시연을 대기하던 A씨는 “딱히 어떤 게임을 해봐야 겠다는 생각 없이 왔다”며 “뭘 해볼까 구경하고 있는데 부스 앞에서 재밌다고 시연해 보라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스타 2024는 44개국 1375개사가 3359부스(B2C관 2435부스·B2B관 924부스)로 참여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부산=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