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원숭이 정리’ 반박론 등장… "우주 수명 다해도 절대 안돼"
||2024.11.04
||2024.11.04
무한 원숭이 정리 이론이 잘못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구상 존재하는 모든 원숭이가 우주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계속 타이핑을 쳐도 셰익스피어 희곡은 완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4일 더가디언과 NBC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 공과대학교는 과학 저널 프랭클린 오픈 12월호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유한 원숭이 정리 계산’ 연구 논문을 게재했다. 해당 논문은 기존 ‘무한 원숭이 이론’에 반박하며 우주의 수명과 원숭의 개체수가 유한한 현실 세계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무한 원숭이 이론은 원숭이가 무작위로 타자기를 친다고 가정할 때 이 원숭이가 셰익스피어 희곡을 언젠가는 쳐 낼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이론이다. 원숭이가 타자기에서 선택한 글자가 단어로 조합될 가능성과 이 단어가 다시 문장으로 조합될 가능성은 매우 적지만 무한한 원숭이가 무한한 시간 동안 타자기를 친다면 그 중 하나는 책을 완성할 확률이 100%에 가까워진다는 설명이다. 보통 극소의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는 경우를 나타낼 때 인용된다.
‘유한 원숭이 정리 계산’ 연구 논문의 공동저자인 스테판 우드콕과 제이 팔레타 시드니 공과대 수리과학부 교수는 이같은 이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해당 논문은 현재 지구상 존재하는 20만 마리의 침팬지가 우주의 수명인 1구골(10의 100제곱)년 만큼 타이핑을 쳤을 때 셰익스피어 작품이 완성될 확률을 계산했다. 개체수는 우주의 수명동안 유지되며 그 외의 조건은 고려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침팬지가 '나는 침팬지며 고로 나는 존재한다'와 같은 짧은 문구를 만들어 낼 확률은 1000억분의 1에 불과하며 이를 계속해도 책이 완성될 확률은 0에 수렴한다는 계산 결과를 내놨다.
스테판 우드콕 교수는 NBC와 인터뷰에서 “아무리 관대한 조건에서도 우주의 나이를 고려하면 가능성은 0과 같다”며 “이미 대중적인 물리학 이론임에도 이를 틀렸다고 주장한 사람이 기존에 아무도 없다는 점이 놀랍다”고 말했다.
김홍찬 기자 hongcha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