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메타는 AI의 또 다른 희망이 되었는가 [요즘 뜨는 AI]
||2024.10.29
||2024.10.29
인공지능(AI) 산업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습니다. 2022년 11월 챗GPT가 나온 후 AI 모델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고 다양한 분야에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언어모델, 이미지 생성은 물론 영상 생성 모델은 점차 정교하고 더 영리해지고 있습니다. 누구나 AI 챗봇을 만들 수 있는 스토어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AI 세상을 주요 키워드로 살펴봅니다. [편집자주]
AI의 대표 기업을 묻는다면 대부분은 ‘오픈AI’를 꼽을 것입니다. 언어모델의 시작을 열었던 구글이나 오픈AI에 130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지분 절반을 가지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를 꼽았다고 하더라도 오픈AI가 대표기업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오픈AI 덕분에 많은 기업들은 좀더 수월하게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상용화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AI 모델 개발에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했고 결과물 또한 신통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비용만 지불하면 챗GPT와 같은 AI 모델을 사용할 수 있으니 AI 기업들에게는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이겠습니까.
그 뒤로 앤트로픽이라는 신생 기업이 클로드를 내놓았고, AI 주도권에서 밀렸음을 감지한 구글도 서둘러 언어모델 ‘바드(제미나이의 이전 명칭)’를 선보이면서 사용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었습니다. 세상이 또 한번 변하는 시기였습니다.
사람들이 AI 모델을 사용하다보니 다른 고민이 생겼습니다. 사용료가 상당히 비싸고 데이터를 완벽히 보호할 수 없습니다. API(애플리케이션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방식이다보니 개발에 제약이 있습니다. 이런 고민들은 ‘대안을 찾자’는 행동으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무료이면서 데이터도 보호할 수 있고 개발 범위가 훨씬 더 넓은 언어모델로 오픈소스가 주목받습니다. 그때 메타의 오픈소스 AI 모델 ‘라마(Llama)’는 더없이 좋은 대안이었습니다. 라마의 첫 번째 버전은 성능 측면에서 상용화 된 폐쇄형 AI 모델보다 높지는 않았지만 기존의 고민을 덜 수 있으니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약점(?)이었습니다.
최근 메타는 라마의 다운로드 수가 4억 건을 넘겼다고 발표했습니다. 시간이 흐를 수록 사용자 증가율이 높아지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메타는 2023년 2월 라마의 첫 번째 버전을 공개한 후 성능을 높인 차기 버전을 빠르게 내놓았습니다. 현재 라마는 3.2 버전까지 나왔습니다. 무엇보다 4050억 파라미터의 405B 모델은 그간 크기가 작다는 오픈소스의 인식을 편견으로 바꾸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오픈소스 AI 모델은 소스코드를 모두 공개하는 방식입니다. 기업들은 다운로드 받아 자체적으로 구축한 컴퓨팅 환경에서 직접 만져보면서 AI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오픈소스의 힘입니다.
오픈소스 진영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프랑스 AI 스타트업 미스트랄 AI가 급부상했고, 일본에서는 설립 1년 만에 기업가치 1조원을 넘긴 사카나AI가 등장했습니다. 이 두 기업 모두 오픈소스 AI 모델을 공개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업스테이지가 자체적으로 오픈소스 AI 모델을 만들어 오픈소스의 정신을 이어나갔습니다. LG AI연구원도 AI 모델 ‘엑사원 3.0’을 오픈소스로 공개했습니다.
오픈소스 진영의 몸집이 서서히 커지게 되자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도 소규모 언어모델(sLM)에 한해 오픈소스를 공개하며 이 진영에도 발 한쪽을 담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파이 3.5’를, 구글은 온디바이스 AI용 sLM ‘젬마’를 공개했습니다.
메타의 CEO 마크 주커버그는 “오픈소스 AI가 미래의 길”이라고 말합니다. 과거 고성능 컴퓨팅 환경에서 유닉스를 이기고 표준이 된 리눅스처럼 말입니다. 물론 오픈소스에도 보안, 유지보수의 어려움 등 약점이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모를 일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AI 모델의 소스코드를 사용하고 수정된 모델을 공유하면서 발전하는 오픈소스의 DNA가 지금의 AI 판을 흔들고 있음은 분명해 보입니다.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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