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부동의 1위’ TSMC, 시총 1조달러 탈환하나… 실적 승승장구
||2024.10.10
||2024.10.10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대만 TSMC가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올해 들어 매달 동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 치우고 있다. 파죽지세 성장에 힘입어 TSMC 주가는 지난 1년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98% 급등했다. 월가에서는 TSMC가 시가총액 1조달러 고지에 안착하는 것이 시간문제라고 본다. TSMC는 지난 7월 엔비디아에 이어 반도체 기업 중 두번째로 시가총액 1조달러 선을 넘어본 적이 있다.
TSMC는 지난 9월 한 달간 올린 매출이 2518억7000만대만달러(약 10조5400억원)를 기록했다고 9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9.6%, 전월 대비 0.4% 증가한 수치다. TSMC는 매월 매출을 공개하는데, 올 1월부터 9월까지 각 월매출은 어김없이 동일 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올 1~9월 누적 매출은 전년보다 31.9% 늘어난 2조5800억대만달러(약 107조9700억원)다.
특히 TSMC의 3분기(7~9월)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9% 증가한 7597억대만달러(약 31조8000억원)로, 시장 예상치(7480억대만달러)와 자체 가이던스(7590억대만달러)를 모두 상회했다. TSMC는 오는 17일 영업이익을 포함한 3분기 전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증권가에서는 TSMC의 3분기 매출총이익률(매출에서 제조 비용을 뺀 이익률)이 올 상반기에 이어 53%를 넘어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2위인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올 3분기 전 분기 대비 적자 폭을 키운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TSMC는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AI) 칩을 비롯해 애플, 퀄컴, 미디어텍의 고성능 칩을 일괄 수주하며 AI 열풍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주력인 3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와 5나노 및 첨단 패키징 공정 설비는 100% 가동되고 있는데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 2분기 TSMC 매출 절반이 3·5나노 공정에서 나온 가운데, 업계에선 AI와 고성능컴퓨팅(HPC) 수요로 TSMC 첨단 공정 제품의 공급 부족 현상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TSMC는 3분기 두 공정의 주문 가격을 8%가량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이 승승장구하면서 TSMC의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올해 들어 TSMC 주가는 대만증시에서 72%, 뉴욕증시에선 84.3% 올랐다. 9일 뉴욕 증시 기준 TSMC 주가는 187.14달러로, 시총 9705억2000만달러(약 1310조원)를 기록했다. 월가는 TSMC의 목표 주가를 207달러로 보고 있다. 앞으로 10%가량 더 상승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TSMC는 3개월 전 처음으로 장중 시총 1조달러를 터치한 데 이어 다시 1조달러를 넘어선 첫 아시아 기업이 된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TSMC 경영진은 향후 5년간 회사의 연평균 성장률이 15~20%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반도체 공급망에서도 TSMC의 성장세는 감지된다”며 “TSMC가 엔비디아를 넘어 AI 산업의 장기 승자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AI 사이클에서 소외된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해 들어 25% 하락하며 2022년 말 수준으로 회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