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모델 1등만 살아남는다② [AI 패권 전쟁]
||2024.10.02
||2024.10.02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LLM(대규모 언어모델) 고도화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LLM 구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 AI 경쟁력 확보는 국가 및 기업들에게 미래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필수 요소가 됐다. 생존을 위한 AI 패권 경쟁의 모습들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지난 2022년 11월 오픈AI가 생성형 AI 모델 ‘챗GPT’를 공개한 이후 기업들 간 AI 모델 경쟁은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오픈AI, 앤트로픽,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빅테크 기업들은 AI 모델 경쟁이 미래 AI 시장의 패권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9월 12일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오픈AI o1’이라는 AI 모델을 공개했다. 기존 GPT로 시작되는 LLM 모델과는 다른 명칭으로 기존 모델들이 내보내는 답변과는 한 차원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실제 이 모델은 ‘생각의 사슬’이라는 기술이 적용돼 기존 모델들보다 수학, 과학, 코딩 등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인간과 한 차원 높은 대화가 가능할 만큼 영리해졌다는 것이다.
최근 오픈AI는 65억달러(약 8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나서는 등 전력 질주를 위한 실탄 장전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1일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오픈AI는 1500억달러(약 198조8000억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으며, 10억달러의 투자 유치와 50억달러의 은행 대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오픈AI 주간 사용자는 2억명, 기업용 AI 모델 유료 사용자는 100만명을 넘었다. AI 기업 가운데는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AI 패권 경쟁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는 만큼 이번 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해 굳히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앤트로픽은 LLM ‘클로드’를 통해 오픈AI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지난 6월 20일 앤트로픽은 새로운 AI 모델 ‘클로드 3.5 소네트’를 공개했다. 성능 비교 테스트 도구인 벤치마크에서 직전에 나온 오픈AI의 GPT-4o는 물론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 1.5 프로’를 앞섰다.
사용자 수 측면에서만 보면 월간 6500만명으로 챗GPT와 격차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른 응답 속도와 정확성, 우수한 맥락 이해력, 복잡한 문제 수행 능력 등을 강점으로 챗GPT의 대항마 역할을 하고 있다.
앤트로픽 또한 최근 투자 유치에 다시 나서며 AI 경쟁의 고삐를 단단히 죄고 있다. 앤트로픽은 기업 가치를 올해 초 184억달러(약 24조3000억원) 보다 2배 이상 늘린 300억~400억달러로 설정했다. 자금 조달 규모에 대해서는 투자자들과 초기 논의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AI 시장에서 오픈소스 영역을 하나의 거대한 세력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오픈AI의 챗GPT로 AI 시장 전체가 채워지던 지난 해 2월 오픈소스 방식의 AI 모델 ‘라마’를 선보이며 새로운 세력을 만들었다.
9월 25일는 멀티모달 AI 모델 ‘라마(Llama) 3.2’를 공개했다. 올해 4월 라마의 세 번째 모델 ‘라마 3’를 공개한 후 7월에 ‘라마 3.1’, 그리고 9월 ‘라마 3.2’ 버전을 공개하는 등 성능 고도화에 빠른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모델은 이미지 인식 및 다양한 시각적 이해 능력을 한층 향상시켰다. 특히 개발자들이 온프레미스, 클라우드, 온디바이스 등의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하기 쉽도록 작업 방식을 단순화시켰다고 메타는 설명했다.
라마는 개발자 및 스타트업 등 다양한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등이 폐쇄형 AI 모델에 종속되기를 원치 않은 사용자들은 라마를 통해 자체적인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메타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라마의 다운로드 수는 3억5000만회이며, 7월 한 달 동안만 허깅페이스(오픈소스 SW 공유 커뮤니티)에서 2000만회가 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라마 사용량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는 것. AI 반도체 기업 그로크의 CEO 조나단 로스는 “메타는 폐쇄형 모델에 필적하는 개방형 생태계의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오픈소스는 승리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구글은 멀티모달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마이크로소프트는 SLM(소규모 언어모델) ‘파이(Phi)’ 등을 선보이며 전통적인 빅테크 기업들 또한 LLM 주도권 경쟁에 가담하고 있다.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