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물’ 디즈니 플러스, 신규 라인업도 대작
||2024.09.15
||2024.09.15
한국 시장 진출 3주년을 앞둔 디즈니 플러스가 40개쯤의 신규 콘텐츠 라인업을 발표했다. 디즈니 플러스의 신규 라인업은 기존과 비슷한 대작 위주로 구성됐다. 디즈니 플러스의 고위험 고수익(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전략이 유지되는 모양새다. 디즈니 플러스는 ‘무빙’ 급의 흥행작을 확보했을 때 파급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에 따르면 디즈니 플러스는 올해 하반기 ‘강매강’, ‘강남 비-사이드’, ‘조명가게’를 공개한다. 내년에는 ‘트리거’, ‘하이퍼나이프’, ‘넉오프’, ‘나인 퍼즐’, ‘파인’, ‘북극성’, ‘메이드 인 코리아’ 등 작품이 선보여진다.
이들 작품은 주요 출연진이 화려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화려한 출연진은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업계는 최근 방송 제작비 급증의 이유로 주연배우의 회당 출연료가 수억원대로 올라간 점을 꼽는다. 여기에 디즈니 플러스가 선호하는 장르물 특성이 더해져 연출을 위한 CG, 특수분장 등의 제작비가 추가로 든다.
‘무빙’ 이후 두 번째로 디즈니 플러스가 강풀 작가와 협업하는 ‘조명가게’는 김희원, 주지훈, 박보영, 김설현, 배성우, 엄태구, 이정은, 김민하, 박혁권, 김대명, 신은수, 김선화, 김기해 등이 출연한다. 김혜수가 주연을 맡은 ‘트리거’, 조우진·지창욱·하윤경의 ‘강남-비사이드’도 출연진 면면이 화려하다.
내년 공개 예정작 상황도 마찬가지다. 박은빈·설경구·윤찬영·박병은이 출연하는 ‘하이퍼나이프’, 김다미·손석구의 ‘나인 퍼즐’, 김수현·조보아의 ‘넉오프’, 전지현·강동원의 ‘북극성’, 류승룡·양세종·임수정·김의성·김성오·홍기준·장관·김종수·우현·이동휘 등의 ‘파인’, 현빈·정우성의 ‘메이드 인 코리아’, 박신혜·김재영의 ‘지옥에서 온 판사’, 김태리·신예은·라미란의 ‘정년이’ 등 웬만한 대작 영화급 배우들이 출연한다.
이런 대작 위주 라인업은 흥행에 실패하면 그대로 수백억원의 손실을 낸다. 만약 흥행하면 월간 이용자 수가 거의 2배쯤 늘어나는 등의 확실한 파급효과를 본다.
실제 디즈니 플러스에서 역대급 흥행을 기록한 오리지널 드라마 ‘무빙’은 류승룡, 조인성, 한효주, 차태현, 류승범, 이정하, 고윤정 등의 유명 배우가 다수 출연했다. 무빙은 초능력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만큼 출연료에 추가로 CG 등 후반작업 비용이 든다. 이런 무빙의 제작비는 500억원에서 650억원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빙은 확실한 흥행 성과를 냈다. 무빙 공개 이후 디즈니 플러스는 지난해 7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200만명에서 같은 해 9월 433만명까지 올랐다. 이 같은 성과는 밥 아이거 디즈니 CEO, 에릭 슈라이어 디즈니 텔레비전 스튜디오 및 글로벌 오리지널 텔레비전 전략 부문 사장 등 본사 임원도 극찬할 정도였다.
디즈니 플러스의 라인업 전략은 후속 흥행작이 꾸준히 나타나야 한다는 점이 한계로 분석된다. 무빙급 흥행작이 꾸준히 나와야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어서다. 디즈니 플러스는 무빙 이후에도 ‘최악의 악(지창욱·위하준)’, ‘비질란테(남주혁·유지태)’, ‘킬러들의 쇼핑몰(이동욱·김혜준)’, ‘지배종(주지훈·한효주)’, ‘삼식이삼촌(송강호·변요한)’ 등 대작을 선보였지만 성과가 좋지 않았다. 지난해 9월 443만명까지 올랐던 디즈니 플러스 MAU는 올해 8월 기준 285만명이다.
김용희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는 “디즈니 플러스는 대작 위주로 콘텐츠를 공급하면서 시장을 좀 더 모니터링하려는 것 같다”며 “OTT는 보통 대작으로 매출을 견인하는 파레트 전략과 다양한 작품으로 라이브러리를 구성하는 롱테일 전략을 함께 사용하는데 디즈니 플러스는 두 가지 전략이 다 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테마파크로 연계해 매출을 낼 수 있지만 한국은 테마파크 연계도 어렵다”며 “디즈니 플러스가 더 다양한 중박 이상 작품을 많이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