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AI, 한방에 큰 성과 기대 말라...프로세스 재설계 중요"....SK디스커버리의 AX 스토리
||2024.09.12
||2024.09.12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챗GPT 등장 이후 기업들 사이에서 생성형AI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지만 '제대로 확실하게' 효과를 보고 있는 곳들은 아직까지 많지 않다. '써봤는데 별로'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전략 부재 및 인재 부족, 확장성 문제 등이 기업 시장에서 생성형 AI 확산을 가로막는 걸림돌들로 꼽힌다. 그럼에도 생성형AI를 업무에 투입하려는 기업들 시도는 계속되고 있고 나름 성과를 내는 곳들도 나오고 있다.
대형 제조 업체인 Sk디스커버리도 생성형AI를 다양한 업무 프로세스에 배치하고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SK디스커버리와 계열사들에 걸쳐 20개 넘는 생성형 AI 과제를 이미 적용했거나 진행 중이다. 테크 기반 회사가 아님에도 생성형 AI 도입에 대단히 적극작이다. .건드려 보는 수준은 넘어섰고 초기지만 체감할 수 있는 효과가 나오는 단계로 진입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황재선 SK디스커버리 부사장 겸 최고디지털책임자(CDO)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개최한 AI 트랜스포메이션위크(AI Transformation Week) 컨퍼런스 발표를 통해 회사 차원에서 생성형 AI를 다양한 업무에 적용한 경험을 공유했다.
얘기를 들어 보니 생성형AI는 도입했다고 해서 갑자기 뭐가 확 달라지는 성격의 프로젝트는 아니다. 기술 자체는 필요 조건일 뿐이고 효과를 보려면 조작 차원에서 나름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경영진들 관심도 필수다. SK디스커버리도 생상형 AI가 회사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AI CoE(AI Center of Excellence) 조직을 가동 중이다. 황 부사장은 AI CoE도 이끌고 있다.
익숙한 팀즈 플랫폼에 AI 챗봇 통합...진입 장벽 낮춰
SK디스커버리 일하는 방식을 바꿔 생상성을 끌어올린다는 목표 아래 생성형AI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코딩부타 HR까지 다양한 업무 프로세스에 이미 생성형AI를 투입했다.
황 부사장에 따르면 코딩의 경우 생성형AI는 이미 업무에 깊숙하게 들어와 있다. 그는 "써본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생산성이 적게는 20%, 많게는 50%까지 늘어난다"고 전했다.
SK디스커버리는 생성형AI를 도입하면서 내부 사용자들이 익숙해져 있는 환경과 결합하는 방식을 취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사비스 팀즈에 AI챗봇을 구현한 것. 현업 사용자들을 상대로 진입 장벽을 최대한 낮춰주기 위해서였다.
SK디스커버리가 AI챗봇에 가장 먼저 적용한 업무는 HR이다. 황 부사장은 "HR 담당자들은 내부에서 이런저런 것들을 묻는 전화를 많이 받는데, 귀찮은 것들이 많았다"면서 "회사 HR 데이터 기반으로 AI 챗봇이 이같은 역할을 대신하면서 내부 구성원들이 아주 좋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약하면 SK디스커버리가 AI챗봇에 셀프 HR 서비스를 구현한 것은 단순 문의에 소요되는 담당자들 업무 시간 단축해 업무 생산성을 향상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SK디스커버리는 보안에 신경을 썼고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환각 현상)을 막기 위해 회사 내부 데이터를 활용하는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도 적극 활용했다.
SK디스커버리는 생성형AI를 통해 HR 규정집 오류도 찾아내 개선하는 성과를 거뒀다. 질문하는 AI와 답변하는 AI를 투입했더니 규정집에 있는 오류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SK디스커버리는 AI챗봇에서 커버하는 업무를 계속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황 부사장은 ":HR은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응용할 분야는 많다. 결제 라인도 AI를 통해 간소화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SK디스커버리 계열사인 SK케미칼이 5월 구축한 AI 기반 안전 평가 시스템도 생성형 AI 활용 측면에서 주목할만한 사례다. 황 부사장은 "현장 작업자들의 경우 글쓰기에 익숙치 않다 보니 읽는 사람 입장에서 무슨 말인지 모를 때가 많다"면서 "여기에서 생성형AI를 적용했다"고 전했다.
SK디스커버리는 홍보팀 생산성 향샹을 위해 AI 뉴스룸도 구현했다. 홍보팀의 경우 하루에 수천개 뉴스를 보고 그중 중요한 것들을 경영진들에 공유하는데, AI 뉴스룸을 통해 여기에 들어가는 품을 줄였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황 부사장은 "AI뉴스룸은 키워드 중심으로 뉴스 유관성을 판별하고, 핵심 위주 정보 추출 통해 기사 선별 시간을 단축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면서 "여기에는 요약, 카테고리화 등 각각의 역할을 하는 AI 에이전트 5개 들어가 있고, AI 모델도 5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 부사장에 따르면 REIT(Real Estate Investment Trust) 보고서 작성에도 생성형AI는 비중있게 활용된다.
수율 예측 시뮬레이터와 같은 고차원적인 프로세스에도 생성형 AI 활용을 고민 중이다. 황 부사장은 "온도를 1도 올리고 압력을 바꿨을 때 수율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예측은 디지털 영역에 들어가는 건데, 여기에는 전통적인 머신러닝 및 딥러닝 기술에 대해 생성형AI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세스 바꿔야 지속 가능성 확보
황 부사장은 직접 경험한 걸 기반으로 생성형AI 프로젝트는 한방에 뭔가를 크게 터뜨릴 수 없다고 강조한다. 하나하나 바꿔나가는 성격으로 작은 것들이 쌓여 큰 임팩트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또 뭘해야할지 확실하게 모른다면 일단 작은 것부터 시작해 효과를 체감하면서 다음 단계를 고민하는 것이 좋다. 황 부사장은 "외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들을 먼저 써보는 것이 좋다. 아웃소싱 하는 업무 우선 적용해 사람과 AI간 협업 환경을 구현하면 효율화할 여지는 많다"고 말했다.
생성형AI 도입에 있어 비용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효과가 일부 있다고 해도 비용이 많이 들어가면 기업 입장에선 망설여 지게 마련이다. 황 부사장은 "처음에는 생성형AI 운영 비용이 높았는데, 지금은 많이 줄였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오픈AI 서비스가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계속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황 부사장은 생성형 AI가 SK디스커버리와 같은 전통 산업 밸류체인에 큰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보고 있다. 업무 방식도 사람과 AI가 한팀에서 일하는 쪽으로 점점 진화할 것이란 입장이다.
그는 "사람과 AI가 같이 일하는 디지털 워크포스가 기업 업무 현장의 미래"라며 "생성형 AI에 관심을 갖고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거대 언어 모델(LLM)이 주류지만 앞으로는 사람 없이 특정 작업을 커버하는 AI 에이전트가 중심이 되는 거대 액션 모델(LAM)을 통해 자동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디뵜다.
사람과 AI 에이전트 간 업무 비중에서 AI 에이전트 몫이 계속 커질 것이며, 다양한 역할을 갖는 AI 에이전트들이 다양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이란 얘기다.
황 부사장에 따르면 생성형AI가 기업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먹혀들기 위해서는 중요한 조건이 하나 있다. 생성형AI에 맞춰 프로세스를 다시 디자인하는 갓이다.
그는 습관이 바뀌어야 사람이 달라지듯 업무도 마찬가지다. 생성형AI라는 조연을 통해 프로세스를 재설계해야 주연에 해당되는 트랜스포메이션이 제대로 가능하다"면서 "현업에서 AI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지 공감대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