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인사이드]오픈AI와는 달라...애플 인텔리전스만의 관전포인트
||2024.09.10
||2024.09.10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애플이 생성형AI에 초점을 맞춘 아이폰16 시리즈를 공개했다. 아이폰16과 관련해 세간의 관심은 하드웨어 기능이나 디자인보다는 애플판 생성형AI, 애플 인텔리전스의 파괴력에 집중되는 모양새다. 생성형AI 레이스에 뒤늦게 뛰어든 애플이 애플 인텔리전스로 테크판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지가 관심의 골자다.
ㆍAI 겨냥 아이폰16 시리즈 공개...애플 인텔리전스 한국어 지원 일정은 아직
20억명이 넘게 쓰는 아이폰을 보유한 만큼, 애플 인텔리전스가 사용자들 사이에서 먹혀든다면 애플은 테크판 역사에서 생성형 AI를 대중화시킨 주역으로 기록될 수 있지만 낙관하기는 여러모로 애매한 상황이다.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이 애플 인텔리전스를 보고 앞다퉈 업그레이드에 나설지도 여전히 미지수다.
컨슈머 인텔리전스 리서치 파트너스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용자 4분의 3이 현재 사용 중인 아이폰이 구식이 됐거나 분실 또는 파손돼 새 제품을 산다고 답했다. 최신 기능을 쓰기 위해 새 아이폰을 산다고 답한 비중은 5분의 1에 그쳤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애플 차세대 OS인 iOS18, iPadOS 18, MacOS 세쿼이아(Sequoia)에 걸쳐 제공된다. 일부 기능을 10월부터 이용할 수 있다. 당분간은 영어로만 이용 가능하다. 애플은 내년에 중국어, 프랑스어, 일본어, 스페이언을 지원할 예정이다. 주요 기능을 보면 생성형 AI 기술을 탑재한 음성 AI 비서 시리(Siri), 글쓰기 툴, 음성 트랜스크립션(Voice transcription), 이미지 생성, 노티피케이션(Notifications) 등이 눈에 띈다.
이중 최대 관전포인트는 역시 시리. 2011년 공개된 시리는 나름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애플을 대표하는 서비스로 자리 잡지 못했다. 오리지널 시리는 사용자가 코드에 없는 뭔가를 물으면 무용지물이었다.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데도 많은 시긴이 소요됐다는 지적이다.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시리에 생성형AI 기술을 통합하고 명예 회복에 나선다.
애플에 따르면 새 시리는 음성 외에 문자도 지원한다. 시리는 애플 모든 콘텐츠에 접근이 가능해특정 주소를 연락처에 추가하거나 소풍 갔던 사진을 누군가에게 보내는 일과 같은 작업도 할 수 있다. 사용자 운전면허증 사진을 찾아 번호를 추출하고 양식에 입력하는 것도 가능하다.
새 시리는 오픈AI 챗GPT와도 통합됐다. 최근 산 식료품으로 저녁거리 아이디어 좀 달라고 하면 시리는 챗GPT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권한을 요청한다. 시리에서 챗GPT는 챗GPT 유료 사용자들이 이니더라도 이용할 수 있다. 챗GPT 외에 구글 제미나이도 시리에 추가될 예정이다. 애플이 데모에서 보여준 대로 시리가 실전에서도 잘 돌아아가 아이폰 사용자 경험(UX)를 확 바뀌는 장면이 연출될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시장 조사 기관인 테크널리시스 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인 밥 오도넬은 “애플 인텔리전스가 얼마나 좋은지가 관건"이라며 "우리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오픈AI의 놀라운 데모를 봤지만 이들 서비스를 실제 써보면 많은 부분이 허울뿐인 속임수에 불과하다. 매일 유용한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소비자들은 새 아이폰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고 말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오픈AI나 앤트로픽 같은 클라우드 기반 생성형AI가 아니라 기기에서 바로 돌아가는 온디바이스AI 비중이 크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애플 인텔리전스도 클라우드 기반 LLM을 제공하지만 우선순위는 온디바이스AI가 훨씬 높다. 애플은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기기 내부에서 최대한 많은 연산을 수행하는 데 초점을 맞춰 애플 인텔리전스를 개발해 왔다. 그동안 강조해온 프라이버시를 생성형 AI레이스에서도 차별화 포인트로 활용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온디바이스AI는 예전전부터 있던 기술이고 한계 또한 적지 않다. 향후 가능성과 프라이버시 측면에서 매력적이지만 성능으로 넘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GPU도 없는 스마트폰에서 고성능 AI를 구현하기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주요 생성형 AI 회사들이 온디바이스AI가 아니라 클라우드 기반 LLM을 전진배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를 개발하면서 적은 메모리 자원으로 온디바이스 AI 역량을 상대적으로 많이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있어 주목된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그생성형 AI 시장이 데스크톱을 넘어 모바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동안 생성형 AI가 돌아가는 기기는 대부분 PC였다. 텍스트 입력이 많다 보니 스마트폰에선 사용이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음성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음성은 PC보다는 모바일과 궁합이 좋은 인터페이스다. 애플 외에 구글, 오픈AI도 음성 기반 생성형AI 어시스턴트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