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경영난 심화, 원인은 ‘중국차 공습’ 지적
||2024.09.03
||2024.09.03
독일 폭스바겐이 공장 폐쇄를 검토한다. 원인은 경영난으로 비용절감을 위한 방편이다. 다만 폭스바겐이 공장을 재배치하거나 이동하는 것이 아닌 '폐쇄'하는 사태가 거론되는 건 1937년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2일(현지시간) CNBC, 로이터통신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유럽 자동차 산업은 매우 까다롭고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경제 환경이 더욱 어려워졌고 새로운 경쟁자들이 유럽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특히 독일은 제조업 거점으로서 경쟁력에서 점점 뒤처지고 있다”며 “이제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스바겐은 “회사 산하 브랜드들이 전면적인 구조조정을 겪어야 할 것”이라며 차량 생산 및 부품을 생산하는 독일 공장 폐쇄도 더 이상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단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구조조정이 긴급히 필요하다”며 2029년까지 모든 인력의 고용상태를 보장하는 고용 안정 협약도 종료한다. 폭스바겐이 1994년부터 유지했던 협약이다.
폐쇄 대상으로 선정된 공장은 현재 폭스바겐이 운영 중인 독일 6개 공장 가운데 최소 1곳으로 니더작센주 오스나브뤼크와 작센주 드레스덴 공장 중 하나가 될 확률이 크다. 그리고 이 중에는 니더작센주 공장이 청산 대상이 될 확률이 현재로선 더 큰데 최근 2대 주주들이 지목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이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다름아닌 전기차 전환에 따른 것. 회사는 2026년까지 약 100억 유로를 절감해야 하는데 기존 공장을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문제는 폭스바겐이 중국 시장 판매량이 예상과 빗나갔고 결국 재구조화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독일 내 폭스바겐 직원이 무려 29만 5천명이나 되는데 노조의 저항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 폭스바겐 노조는 국내와는 달리 경영진을 임명하는 권한을 가진 감독위원회의 과반수 의석을 갖고 있다.
토마스 셰퍼 폭스바겐 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단순한 비용절감으로 해결 가능성이 없다. 브랜드를 모두 다시 구조화하고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며 긴박함을 표현했다. 그의 발표는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 가운데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폭스바겐의 심정을 대변한다. 아울러 현재 BYD와 같은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의 공세에 사실상 대응할 무기가 없다는 것도 드러낸다. 실제 올해 폭스바겐 그룹의 영업이익률은 전년대비 11.4%가 떨어졌다. 디젤게이트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폭스바겐을 둘러싼 정계 환경도 상황을 더욱 어둡게 만든다. 독일 튀링겐과 작센에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승리를 하면서 반대편에 섰던 폭스바겐의 입지를 더 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