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창 "강력한 생성 AI가 탄생하더라도 진정한 예술을 창조할 수 없을 것"
||2024.09.02
||2024.09.02
국내에서도 유명한 SF 작가 테드 창이 생성 인공지능(AI)이 진정한 예술을 만들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인간은 다른 사람과 상호 작용을 통해 세상에 의미를 부여하며, 이는 AI가 절대로 해줄 수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테드 창은 31일(현지시간) 뉴요커를 통해 'AI가 예술을 만들지 못하는 이유(Why A.I. Isn’t Going to Make Art)'라는 에세이를 게재했다.
테드 창은 1990년 '바빌론의 탑'으로 데뷔, SF계의 중요상을 휩쓸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특히 2002년 출판한 단편 '당신 인생의 이야기(Stories of Your Life and Others)'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며, 그를 가장 유명한 현역 SF 작가 반열에 올려 놓았다. 이 작품은 '어라이벌(Arrival)'이라는 영화로 각색됐다.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작품을 쓰면서도 인간 관계에 초점을 맞춘 스토리 라인과 철학적인 질문을 던져 주는 상황으로 많은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AI와 관련된 소설도 쓴 적이 있다. 2010년 출판된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라는 중편 소설에는 가상 세계에서 폐기되는 인공 애완동물 이야기를 통해 AI의 윤리적, 철학적 이슈들을 펼쳐 보인 바 있다.
이번에 소개한 에세이도 상당한 분량에 달한다. 그중 눈에 띄는 부분은 생성 AI도 인간의 노력 없이는 좋은 결과를 얻어 내기 어렵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는 이미지 생성 AI '달리'를 예로 들었는데, 전시장에 내놓을 작품 20개를 생성하기 위해 10만번이 넘는 출력을 시도한 사례를 들었다. 결과물이 계속 바뀌는 생성 AI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소설은 일정 분량 이상의 좋은 작품을 내놓기 더 어려울 것으로 봤다. 그는 "AI 글쓰기 프로그램이 소설을 구성하는 독창적인 수십만 단어를 생성하기 위해, 당신 역시 수십만 단어의 프롬프트를 입력해야 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AI 기업들이 주장하는 '생산성'과 예술가들이 추구하는 '예술성'은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AI의 생산성이란 '대규모와 저품질'이 특징이라는 설명이다. AI 기업 입장에서는 이게 상업적으로 맞는 논리라는 것이다.
하지만 예술의 본질은 '소규모의 중요함, 정교함'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즉, AI 생성물과 예술 작품은 근본부터 다른 성격을 가졌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주장된 대형언어모델(LLM)의 잠재력은 "아직 현실에 도달하지 못했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지금까지 생성 A가 한 일 중 가장 성공적인 것은 글을 쓰거나 읽을 때 우리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것 정도"라고 지적했다. 즉, 어떤 사람들은 인간이 말하거나 쓰는 것의 대부분이 독창적이지 않다며, LLM을 옹호한다고도 전했다.
이에 대해 창은 "그것은 사실이지만, 중요하지도 않다"라고 지적했다. 언어란 형식이나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지보다, 그 속에 담긴 의미가 중요한 것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LLM은 인간을 의미의 창조자이자 이해자보다 못한 존재로 취급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비인간화 기술(dehumanizing technology)'이라고 불렀다.
마지막으로 그는 예술에도 형식보다 중요한 비슷한 것이 있다고 말했다. 소설이든 그림이든 영화든, 그것을 감상하는 것은 작가와 관객의 소통이라는 점이다.
예술은 그를 바라보는 사람의 입장과 전달하는 사람의 독특한 삶의 경험이 어우러진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우리는 (LLM처럼) 모두 우리 앞에 존재했던 것들의 산물이지만, 다른 사람들과 상호 작용하며 우리의 삶을 사는 것을 통해 세상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것은 자동 완성 알고리즘이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며, 누군가가 그렇지 않다고 말하더라도 믿지 말아야 한다"라고 글을 맺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