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흥행 찬물 뿌릴까…車업계, 노조 파업 우려 확산
||2024.08.30
||2024.08.30
완성차업계에 노동조합 파업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GM 노조의 파업이 시작되며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타결하지 못한 나머지 업체들까지 불안감이 돈다. 특히 노조가 파업을 벌일 경우 최근 신차 효과를 노리던 KG 모빌리티(KGM), 르노코리아의 타격이 클 전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7월부터 두 달째 부분파업을 이어오는 한국GM 노조는 30일 사측 제시안에 따라 추석을 넘겨서까지 파업을 이어갈지 여부를 정할 방침이다. 사측이 교섭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장기전에 돌입하겠다는 복안이다.
한국GM 노조는 7월 1일부터 평일 연장 근무, 주말 특근 등 잔업을 거부했다. 7월 8일부터는 공정 단위별로 파업하는 게릴라식 파상 파업에 들어갔다. 이어 8월 28일부터 전·후반조의 하루 파업시간을 6시간씩 부분 파업으로 이어지면서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
앞서 한국GM 노사는 7월 잠정합의안 마련 후 노조 찬반투표를 진행했지만 찬성률 47.8%로 가결 요건 50% 이상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된 바 있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 ▲1인당 성과급 1500만원 지급 등 내용이 담겼다.
노사는 8월 28일 22차 교섭을 이어갔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한국GM 노조는 2023년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의 최대 성과를 냈으며 그동안 경영난을 감내한 만큼 올해 사측이 노조의 요구안을 전향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 역시 임단협 타결이 이뤄지지 않아 노조의 파업 가능성이 제기된다. KG 모빌리티 노사 역시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 임금인상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이유로 찬성표를 얻지 못했다. 르노코리아의 경우 노사 합의가 원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기본급 인상을 두고 협상을 길어지는 형국이다.
부분 파업 등 노조 리스크는 생산 감소로 이어지며 경쟁력을 악화시키고 있다. 파업 리스크로 올해 7월 국내 자동차 생산은 29만910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7.6% 감소했다. 월간 생산량 30만대 미만은 23개월 만에 처음이다. 같은달 자동차 수출액은 54억달러로 전년 대비 9.1% 줄었다.
한국GM 노조의 파업이 다른 업체들로 이어지면 생산 감소세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노조 파업이 확산할 경우 최근 ‘액티언’, ‘그랑 콜레오스’ 등 신차를 선보인 KGM, 르노코리아의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현재 부분 파업이 진행 중인 GM 한국사업장의 경우 ‘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레일블레이저’ 등 수출 효자 차종의 생산 차질로 수출 경쟁력을 잃고 있다.
GM 한국사업장은 두 차종의 수출 확대에 힘입어 2023년 국내 생산량을 40만대를 넘겼다. GM 한국사업장의 연간 40만대 이상 생산은 2013년 이후 처음이었다. 올해는 50만대를 목표로 했다. 하지만 부분 파업이 지속되며 목표 달성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7월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52.6% 감소한 1만9885대에 그쳤다.
관련업계는 한국GM 노사의 신속한 임단협 타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GM 한국사업장의 파업 여파가 협력업체로 번지는 등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는 8월 27일 입장문을 내고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의 파업과 잔업 거부로 상당한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완성차 생산이 줄어 경영 환경이 열악한 한국GM 협력업체들은 매출 감소에 따른 현금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KAIA는 “한국GM의 미래와 협력업체의 경영 부담 해소를 위해 노조의 대승적 결단을 통해 조속히 타결할 수 있길 간곡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