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어벤저’, 깜찍한 외모에 반전매력 [시승기]
||2024.08.29
||2024.08.29
지프의 첫 순수전기차 ‘어벤저’(Avenger)가 작은 체구에 재밌는 주행 감성을 보여준다. 지프의 단단하고 거친 이미지 대신 둥근 외모에 부드러운 주행감을 갖췄다. 여기에 지프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오프로드 감성도 잊지 않았다.
8월 28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지프의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어벤저는 재밌는 디자인 포인트를 담은 작은 차체에 지프 DNA를 느낄 수 있었다.
어벤저의 외관은 전반적으로 각진 곳 없는 둥근 모습이었다. 전면부에는 지프 고유 디자인 ‘7슬롯 라디에이터 그릴’이 돋보였다. 주간주행등(DRL)은 헤드램프 위 눈썹처럼 얇게 뻗어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했다. 전면부 하단 범퍼는 검은색으로 차체 색상과 대비돼 더욱 강한 인상을 줬다.
이스터 에그처럼 재밌는 요소도 담겼다. 전면부 앞유리 우측 하단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유리 가장자리 검은 점들이 있는 프릿(Frit)에 망원경으로 하늘을 보는 모습의 사람 이미지가 있다.
측면부는 다소 밋밋해 보일 수 있지만 차량 앞문 아래 어벤저 레터링을 새겼다. 전면부 하단 검은 범퍼는 측면부 하단까지 이어져 투톤 디자인의 검은 지붕과 어우러졌다.
후면부에는 지프의 레터링과 왼쪽 아래 전기차를 의미하는 파란색의 ‘e’ 레터링이 새겨져 차량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어벤저의 전장은 4085밀리미터(㎜)로 기존 지프의 대표 소형 SUV 레니게이드의 전장 4255㎜와 비교해 170㎜ 짧다. 전고 역시 알티듀드(Altitude) 트림(등급) 기준 1530㎜로 레니게이드의 전고 1700㎜ 보다 170㎜ 낮다. 다만 낮은 전고와 투톤 색상 디자인 덕분에 측면에서 볼 때 길어보였다.
키 180센티미터(㎝) 성인 남성이 차량 내 탑승하기에는 다소 버거웠다. 작은 차체에 몸을 집어넣어야 했기 때문이다. 차량에 탑승해도 머리가 천장에 닿을 듯한 느낌이었다.
어벤저의 실내는 아담하지만 넉넉한 수납공간이 돋보였다. 실내 수납공간을 모두 합한 용량은 34리터(ℓ)다. 이는 기내용 캐리어 크기 수준이다.
운전조수석 사이 공간은 튀어나온 물리 버튼을 최고화하면서 버튼들을 정갈하게 정리했다. 중앙에 위치한 10.25인치 아래 자주 쓰는 홈버튼, 비상등 버튼 등 4가지 버튼들을 한 데 모았다. 송풍구 아래에는 공조장지 조절 버튼들이 가지런히 나열됐다. 또 그 아래에는 변속 버튼들이 자리했다.
특히 변속 버튼 아래 위치한 수납 공간에는 휴대전화를 거치하며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이곳에 휴대전화를 올려 놓으면 탑승자 시선에 휴대전화 화면이 쉽게 들어오는 구조였다.
뒷좌석은 성인 남성이 앉기 힘들 정도의 공간이었다. 다만 뒷좌석 탑승자의 무릎이 닿는 앞좌석 뒷부분이 부드러운 소재로 무릎이 닿으면 쑥 들어가는 구조였다.
시승은 서울 강남구에서 경기 남양주 한 카페까지 왕복 70킬로미터(㎞)가량 구간이었다. 이번 시승 구간에는 자갈과 흙길이 있는 숲속길을 달리며 오프로드 감성도 느낄 수 있었다.
어벤저를 처음 주행할 때는 부드러운 주행 감성이 돋보였다. 일반 세단 못지 않은 승차감에 주행 시 부드러운 감각이 도심형 소형 SUV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느낌이었다.
주행 모드를 노멀로 두고 주행하면 부족하지 않은 가속감과 꿀렁이는 느낌 없이 부드럽게 치고 가는 주행감이 돋보였다. 어벤저의 전기 모터는 최대 출력 115킬로와트(㎾), 최대 토크 270뉴턴미터(Nm)의 힘을 발휘한다.
오프로드 감성도 강조된 어벤저를 탑승하며 오프로드를 달릴 일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 들었지만 과속방지턱, 요철길을 지나보니 오프로드 감성의 필요성을 느꼈다. 과속방지턱, 요철길을 지나도 실내로 들어오는 진동, 소음이 없어 편했다. 요철길 주행감 역시 부드러웠다.
특히 공도 주행에서 정숙성이 인상적이었다. 외부 소음, 풍절음, 전기차 주행으로 인한 바퀴 쿨림 진동 등을 느끼기 힘들었다.
이번 시승에서 1㎞가량의 숲길을 달렸다. 숲길은 자갈과 흙길로 이뤄져 오프로드 감성을 느끼기 충분했다. 주행 모드는 샌드(Sand) 모드로 바꿨다. 어벤저의 주행모드는 ▲에코 ▲노멀 ▲스포츠와 함께 ▲샌드 ▲머드 ▲스노우 등 다양한 주행환경에서 주행할 수 있는 모드를 제공한다.
오프로드 주행 시 자갈 등으로 인한 배터리 충격이 걱정됐지만 무리 없이 지날 수 있었다. 어벤저는 오프로드 주행 시 특수 설계된 엔진, 배터리 실드로 돌이 튀는 등 외부 요인으로부터 배터리와 차량 하부를 보호하도록 제작돼 차량 하부에 위치한 배터리의 안정성읖 높였다.
어벤저에는 중국 CATL의 54킬로와트시(kWh) 리튬이온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탑재됐다. 국내 인증 기준 주행가능 거리는 292㎞다.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사장은 “어벤저는 전동화 시대를 맞이하는 지프의 방향성이자 지프가 가진 자유와 모험 정신을 시대 흐름에 맞게 재해석한 결과물이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