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진압 물 10배 더 든다"…배터리 열폭주 대응 어떻게?
||2024.08.26
||2024.08.26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최근 잇따른 전기차 배터리 화재 사고로 인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화재사고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인 리튬 이온 배터리의 안전성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관련해 24일(현지시간) IT매체 아스테크니카가 전기차 배터리 화재 원인 및 대응법을 소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화재가 증가하는 추세인 것은 맞지만, 기존 교통수단 화재 발생률과 비교하면 오히려 낮다고 한다. 매튜 맥도웰(Matthew McDowell) 조지아 공과대학교 첨단 배터리 센터 공동 책임자는 "배터리 제조 결함으로 인한 화재는 드물다"라며 "전기차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어 셀에 문제가 생기는 일을 방지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부 충격이나 과충전, 과열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상황은 급변한다. 가령 차량 충돌 사고로 전기차에 탑재된 리튬 이온 배터리가 손상되면 열 폭주 현상이 발생한다. 열 폭주는 배터리의 셀 중 한 곳에서 화학반응이 일어나 수 초 안에 섭씨 1000도가 넘을 정도로 온도가 치솟아 전체 셀로 화재가 이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때문에 전기차 배터리 화재 원인을 폭넓게 보는 입장도 있다. 그렉 레스(Greg Less) 미시간 대학교 배터리 연구소 소장은 전기차 배터리 화재를 '사고'와 '제조 결함'이라는 두 가지 범주로 분류했다. 그는 외부 충돌 및 충전에 따른 모든 화재 범위를 사고로 간주했다. 레스는 " 어느 정도 엔지니어링이 잘못돼 셀이 단락 되고 열이 발생하기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며 "열이 발생하면 액체 전해질이 증발하여 셀 내부에 가스가 생성된다. 이어 열이 충분히 높아지면 불이 붙고 폭발한 다음 다른 셀로 옮겨붙는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스테크니카는 지난 1일 인천 서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로 차량 100대 이상이 불에 탄 사건을 언급하며 이러한 배터리 자체의 결함이 화재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그렇다면 전기차 배터리에 화재가 발생한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미국 소방안전협회(National Fire Protection Association, NFPA)에 따르면 운전 중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하면 즉시 안전한 곳에 차량을 세워야 한다. 그런 다음 시동을 끄고 화재가 발생한 차량에서 가능한 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개인 소지품을 챙기느라 시간을 지체하는 것은 금물이다. NFPA는 불이 난 차에서 100피트(약 30m) 이상 떨어진 곳에 있을 것을 당부했다. 이는 배터리 화재로 인해 배출되는 유해 가스를 흡입하지 않기 위해서도 중요한 단계다.
또한 직접 불을 끄려도 시도하는 것도 위험하다. 배터리 화재는 화학 물질과 관련된 만큼 개인이 물통 몇 개로 불길을 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실제로 전기차 배터리 화재는 내연기관 차량 화재보다 약 10배 더 많은 물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구조대원이 불길을 진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때로는 배터리에 물을 뿌리는 대신 배터리가 완전 전소 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나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불길이 잠시 잦아들었다고 차량에 접근하는 것은 더욱 피해야 한다. 전기차 배터리의 초기 화염이 꺼졌다고 해도 향후 화학적 화재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화재 진압 후 배터리에 다시 불이 붙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조사관이자 생체 역학 엔지니어인 토마스 바스(Thomas Barth)는 "운전자를 포함해 소방관 및 견인 회사는 손상되지 않은 나머지 배터리 부분에 남아 있을 수 있는 에너지의 잠재력을 인식해야 한다. 이 에너지는 감전의 위험을 초래하거나 차량에 불꽃이 재점화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에 운전자는 지역 소방서 측에서 전반적인 상황을 평가하고 모든 상황을 종료할 때까지 대기해야 한다.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