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스타4, 빨리 사는 게 득”… 韓 생산 모델, 가격인하 가능성 낮아
||2024.08.24
||2024.08.24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폴스타코리아가 국내 시장에 두 번째 전기차 모델 폴스타 4의 공식 출시를 알렸다. 폴스타 4는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내년 하반기부터 국내 생산 모델이 출시된다는 소식에 일각에서는 ‘한국산 폴스타 4’를 기다리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다만 내년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폴스타 4의 경우 2026년쯤부터 출고를 개시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물가·인건비 상승에 따라 가격 인하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정부에서 지원하는 전기차 보조금은 줄어들 가능성이 적지 않아 사실상 폴스타 4 구매를 고민 중인 소비자는 현재 수입 판매 모델을 구매하는 게 합리적인 소비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폴스타는 지난해 11월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폴스타 데이 행사에서 “2025년 하반기부터 순수 전기 SUV ‘폴스타4’를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위탁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폴스타와 르노코리아의 협력 소식이 전해지자 전기차 구매를 고려한 소비자들은 한국산 폴스타 4에 많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가운데 폴스타는 최근 중국 항저우만에 위치한 지리자동차 공장에서 생산한 폴스타 4를 한국 시장에 출시했다. 폴스타 4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26개 시장 중에서 한국 판매 가격이 가장 저렴한 것으로 알려진다.
폴스타코리아가 밝힌 폴스타 4의 국내 판매 시작 가격은 6,690만원부터다. 6,690만원 모델은 ‘폴스타 4 롱레인지 싱글모터’에 파일럿 팩을 포함한 것이다. 파일럿 팩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차선 유지 기능이 포함된 파일럿 어시스트 △자동으로 차선 변경을 지원하는 레인 체인지 어시스트 등이 포함된다. 폴스타 4 롱레인지 듀얼모터 모델은 7,190만원이다.
폴스타 4는 ‘중형(D세그먼트)’ 전기차다. 다른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의 동급 중형 전기차로는 △제네시스 일렉트리파이드 GV70 △BMW iX3 △렉서스 RZ 등이 있는데, 대체로 7,000만원대 후반, 8,000만원 이상 가격에 판매 중이다. 폴스타 4의 국내 판매가격은 경쟁 모델 대비 저렴한 편에 속한다.
폴스타 4의 선택 옵션으로는 △플러스 팩(600만원) △나파 업그레이드(550만원) △프로 팩(250만원) △퍼포먼스 팩(600만원) 4가지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편의기능을 포함한 옵션은 플러스 팩과 나파 업그레이드 2종이며, ‘나파 업그레이드’ 옵션은 플러스 팩 선택 모델에만 적용할 수 있다. 플러스 팩은 △하만카돈 프리미엄 오디오 △14.7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32개 픽셀 LED 헤드라이트 △킥모션 전동 테일게이트 △3존 온도 조절 장치 △뒷좌석 전동 리클라이닝 등을 포함한다. 나파 업그레이드는 △동물복지 인증 나파가죽 △통풍 및 마사지 시트 △앞좌석 하만 카돈 헤드레스트 스피커 등이 적용된다.
프로 팩과 퍼포먼스 팩은 편의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아닌 ‘휠 사이즈 인치 업’ 및 ‘안전벨트 색상변경’, ‘4피스톤 브렘보 브레이크’, ‘폴스타 엔지니어링의 퍼포먼스 섀시 튜닝’ 등 외장 및 주행 성능을 높이는 옵션이다.
폴스타 4 롱레인지 싱글모터에 편의기능을 추가하는 플러스 팩과 나파 업그레이드를 적용하면 1,150만원이 더해져 차량 출고가는 7,840만원으로, 8,000만원을 넘지 않는다. 반면 경쟁 모델들로 꼽히는 프리미엄 중형 전기차들은 비슷한 옵션으로 구성할 경우 대부분 8,000만원을 웃도는 가격이다. 옵션 가격을 고려하더라도 폴스타 4는 경쟁 모델 대비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돼 가격경쟁력 부분에서 우위를 점했다.
일각에서는 폴스타 4가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할 경우 ‘국내 생산’이라는 점에서 가격이 인하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지만, 가격 인하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국내 자동차 제조업의 인건비는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폴스타 4의 경우 국산 부품 적용 비율을 높일 수 있는데, 이 역시 제조단가 인상 가능성이 있는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산 폴스타 4’는 내년 연말쯤부터 생산을 개시해 사실상 차량 출고는 2026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내년과 내후년 물가 및 최저임금 인상 등이 겹치면 가격 인하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우리나라 정부가 해를 거듭할수록 전기차 보조금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수입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 지급 기준이 더욱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를 감안할 시 2026년부터 출고되는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생산한 폴스타 4에 적용되는 보조금 액수도 낮아질 수 있고, 소비자들의 실 구매가격은 오히려 높아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일부 소비자들은 한국산 폴스타 4의 경우 국산 배터리가 적용되지 않을까라는 기대심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는 현재로서 알 수 없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전기차를 개발할 때 여러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로부터 샘플을 받아 테스트를 진행한 후 최종적으로 배터리를 선정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올 10월부터 출고가 개시되는 폴스타 4에는 중국 배터리 1위 기업 CATL 100㎾h 리튬이온(니켈·망간·코발트) 제품이 탑재됐다. 배터리 완전 충전 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는 유럽 국제표준시험방식(WLTP) 기준 △롱레인지 싱글 모터 620㎞ △롱레인지 듀얼 모터 590㎞다. 출력은 △싱글모터 200㎾(272마력), 343Nm △듀얼모터 400㎾(544마력), 686Nm로 넉넉한 편으로 평가된다. 즉 폴스타 4 모델에는 CATL 배터리가 가장 적합했다고 볼 수 있다.
폴스타코리아 측에서는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폴스타 4의 경우 제조단가가 중국 생산 모델에 비해 높을 것으로 예상돼 가격인하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2026년에는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이 축소될 수도 있는 만큼 국내 생산 폴스타 4의 경우 소비자 실 구매 가격은 지금보다 비쌀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