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정차 후 악셀밟자 ‘경고음’… 페달 오조작 막는 ‘캐스퍼EV’
||2024.08.22
||2024.08.22
휠베이스 180mm 증대해 실내 공간 확보
100km가 넘는 속도에서도 노면음이나 풍절음 거의 없어
트렁크 47L 증가한 280L로 커졌지만 여전히 아쉬워
[아시아타임즈=신윤정 기자] "Thank you CASPER~~"
캐스퍼 일렉트릭 광고의 마지막 맨트다. 곤란에 빠진 운전자를 돕기 위해 전력으로 질주하는 장면은 벅찬 감동으로 다가온다.
광고는 광고일 뿐. 실제로도 귀여운 외관과 대비되는 성능을 탑재했는지는 타보기 전까진 모른다. 영상 속 주인공을 만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현대모터스 고양'으로 향했다.
지난 20일 현대자동차는 현대모터스 고양에서 신형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이하 캐스퍼 EV)' 시승회를 열었다. 고양시 일산 서구에서 시작해 파주시 조리읍을 기착지로 하는 31km 코스로 진행됐다.
캐스퍼 EV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 휠베이스가 180mm가 커지면서 소형차로 분류된다. 조금 더 커지긴 했지만 여전히 캐스퍼만의 아이덴티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캐스퍼 EV의 재원상 크기는 전장 3825mm, 전폭 1610mm, 전고 1575mm, 축간거리 2580mm다.
전면부는 픽셀 그래픽이 적용된 프런트 턴 시그널 램프와 리어 램프를 탑재해 캐스퍼 EV의 아이코닉한 디자인을 한 층 더 돋보이게 했다.
측면부는 현대차 EV의 상징인 픽셀 디자인을 형상화한 휠이 적용돼 있다. 리어 도어 핸들부에 새겨진 로봇 표정의 뱃지를 장착해 캐스퍼만의 개성을 더욱 강화했다.
후면부에도 픽셀 그래픽을 형상화한 리어램프 디자인을 넣어 통일감 있는 디자인과 독창적인 이미지를 완성했다.
시동을 걸고 출발하자마자 부드러운 승차감이 인상적이었다. 소형차 대비 널찍한 시트와 부드러운 가죽 소재 덕분에 편안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었다.
또 전기차인 만큼 악셀 반응도 빨라 웬만한 중대형차도 금방 따라잡을 정도였다. 브레이크는 빠른 악셀 반응속도에 대응할 수 있을 만큼 밀림 없이 안정적으로 동작했다. 이처럼 빠른 반응속도와 가벼운 핸들링이 더해져 주행의 재미를 극대화했다.
정숙성도 뛰어났다. 저속에서는 소음이 거의 없었고, 100km가 넘는 속도에서도 노면음이나 풍절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회생제동의 경우 휠의 패들쉬프트를 통해 단계별로 조작할 수 있다. 총 5단계로 구분되는데 마이너스에 가까울수록 브레이크에서 발을 뗄 때 울컥 거림이 적었고 플러스에 가까울수록 브레이킹이 걸리면서 울컥거림이 컸다. 캐스퍼 EV의 경우 3단계에서부터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었고 4단계부터는 제동이 꽤 강하게 걸려 운전자인 기자조차 멀미가 날 정도였다.
주행모드는 '에코', '노멀', '스포츠', '스노우' 총 4가지를 지원했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계기판이 붉게 바뀌면서 공격적인 이미지를 더했다. 하지만 노멀 모드와 비교했을 때 조금 더 반응 속도가 빨라지긴 했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기착지에서는 PMSA(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기능을 체험할 수 있었다. PMSA는 장애물이 있는 정차 또는 정차 후 출발하는 저속 주행 상태에서 0.25초 내 100% 가속 페달을 밟을 때 운전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급정지하는 기술이다.
안전을 위해 조수석에서 앉아 전문가가 시현하는 모습을 간접 체험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캐스퍼 EV 앞에는 길쭉한 풍선모양의 장애물이 설치돼 있었다. 정차 후 악셀을 밟자 경고음이 울리더니 곧바로 장애물을 인식해 멈춰 섰다. 이후 두세 번 정도 더 실험했는데 결과는 동일했다.
기착지에서 도착해 출발할 때는 보지 못했던 실내 인테리어를 천천히 살펴봤다. 모든 문에 로봇을 연상케하는 큰 나사가 박힌 장식으로 꾸며져 있었다. 외부에 장착된 로봇 뱃지와 맥락을 같이하는 디자인이 실내에도 적용된 모습이다.
뒷자석의 경우 성인 남자도 무리 없이 탑승할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 공간을 확보한 모습이다. 트렁크는 100mm 늘려 기존 233L 대비 280L로 늘었다. 용량이 늘어난 점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남았다.
주행 중 통풍시트, 에어컨, 무선충전 등 편의 기능을 사용한 상황에서 연비는 7.4km/kWh로 확인됐다. 49kWh의 NCM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315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충전시간은 120kW로 충전 시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충전되는 데 약 30분 걸린다.
마지막으로 현대자동차의 배터리 안정성에 대한 자신감도 확인할 수 있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차를 비롯해 수소차, 하이브리드 등 전동화 전 라인업에 배터리를 개발하고 양산하고 있는 곳은 현대차가 유일하다"며 "현대차는 많은 경험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 지금은 전기차가 성장통을 겪고 있는 단계라 생각하고 성장통을 잘 이겨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배터리 안전 기술을 더 개발하고 안심하고 탈 수 있는 전기차를 개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