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육성에 꽂힌 LG전자…조주완 "포트폴리오 혁신해 2030 비전 달성"
||2024.08.21
||2024.08.21
LG전자가 가전에서 쌓아온 노하우 및 기술 역량을 계승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인 ‘2030 미래비전’에 맞춰 일관성있는 변화와 도약을 추진하는 가운데 시장 및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그간의 경과와 향후 계획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LG전자는 21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국내외 기관투자자 및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초청해 ‘인베스터 포럼’을 열었다. 조주완 CEO가 나서 2030 미래비전 발표 이후 1년여간 추진해 온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의 경과와 방향을 소개하고, 이 과정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는 사업 비전을 설명했다.
2030 미래비전은 가전을 넘어 홈, 커머셜, 모빌리티, 가상공간 등 고객의 삶이 있는 다양한 공간에서 고객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를 위해 미래 지향적 사업구조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하고 ‘7·7·7(연평균성장률 및 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EV/EBITDA 멀티플) 7배)’을 달성할 계획이다.
LG전자는 행사 서두에 2030 미래비전의 재무적 목표의 중간 진척상황을 공유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률은 8%, 영업이익률은 6%, EV/EBITDA 멀티플은 4배 수준이다.
조 CEO는 “지난 1년여간 미래비전 달성의 기반을 착실하게 다져 오는 가운데 다양한 영역에서 구조적 변화와 지속가능한 성과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강한 자신감과 책임의식을 가지고 목표 달성을 위해 일관성 있고 강력한 전진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 전략의 4대 방향성 제시
LG전자는 ▲기존사업의 성장 극대화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 ▲B2B 가속화 ▲신사업 육성 등의 전략 방향 아래 포트폴리오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기존사업의 성장 극대화는 가전, TV 등 성숙단계에 접어든 주력사업의 한계를 돌파하고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시도다. 일회성 판매에 그치던 가전 사업에 서비스를 결합해 구독 사업을 펼치는 것이나 D2C(소비자직접판매) 확대로 고객 선택 폭을 넓히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은 전 세계에 판매된 수억 대 제품을 일종의 플랫폼으로 활용하며 콘텐츠, 광고, 서비스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을 의미한다. 웹OS 광고 및 콘텐츠 사업을 가속화하는 것이 대표적으로, 2018년 이후 해당 사업 연평균성장률은 64%에 이른다.
B2B 가속화는 디지털화, 전기화 등 시장 변곡점과 연계해 자동차부품, 냉난방공조(HVAC), 스마트팩토리 등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또 미래성장의 기반이 될 유망 신사업 영역 투자도 지속한다. 상업용 로봇은 AI 기반 소프트웨어 중심 로봇(SDR) 역량 확보, 전기차 충전사업은 글로벌 유력 파트너와 협업해 사업기회 확보에 매진한다.
미래 핵심 성장동력 유니콘 사업 연이어 출격 준비
LG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 추진 과정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며 핵심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한 몇 가지 주요 사업에 대해 성장비전을 소개했다.
조 CEO는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 과정에서 연매출 1조원 이상을 내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유니콘 사업으로 부르고 있다”며 “가전구독의 경우 이미 지난해 연매출 1조원을 넘기며 ‘유니콘 사업’ 위상을 확보했고, 가까운 시일 내 또 다른 유니콘 사업 등극이 기대되는 시드 사업군들도 본격적인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해 구독 사업은 지난해 연매출 1조1341억원으로 유니콘 사업 반열에 올랐다. 전년 대비 33% 성장한 수치다. 올해 가전구독 매출은 60% 가까이 늘어나 1조8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웹OS 기반 광고 및 콘텐츠 사업은 전 세계 수억대 제품을 플랫폼으로 삼아 추가 수익성을 창출하는 모델이다. 올해 매출은 지난 2021년 대비 4배 성장하는 1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LG전자는 이 사업의 고속 성장을 위해 ▲모수 확대 ▲수익모델 다변화 ▲사업역량 강화 등에 드라이브를 건다.
냉난방공조 사업의 경우 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 구축 수요가 늘어나며 냉각시설로 활용되는 칠러 사업 기회가 새롭게 열리는 추세다. 칠러는 냉매로 물을 냉각시켜 차가운 바람을 만들고 대형 건물 등에 냉방을 공급하는 설비다. LG전자 칠러 사업의 최근 3년 연평균성장률은 15%를 넘어선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은 2배 이상으로 늘었다.
LG전자는 2030 미래비전 달성을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간다. 이를 통해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 확대 ▲B2B 전환 가속화 ▲신사업 육성 등의 중점 추진 영역에서 오는 2030년 전사 매출의 50%, 영업이익의 75%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조 CEO는 “이미 이런 목표는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며 “높은 성장성과 안정적 수익 확보가 가능한 사업구조로의 변화를 추진하며 LG전자의 가치를 보다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