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수스 젠북 S 16 ②성능편 “차세대 AI PC 기준 제시, 이동성·성능 겸비” [리뷰]
||2024.08.21
||2024.08.21
에이수스 ‘젠북 S 16’은 얇은 두께 뿐만 아니라, AMD의 차세대 제품인 ‘라이젠 AI 300’ 시리즈 프로세서를 탑재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AMD의 ‘라이젠 AI 300’ 시리즈는 차세대 ‘젠 5(Zen 5)’ 마이크로아키텍처를 사용한 것 뿐만 아니라, ‘젠 5’와 ‘젠 5c’ 코어를 함께 사용한 ‘하이브리드’ 구성을 도입했다. 프로세서에 사용된 내장 그래픽도 이전 세대 대비 최적화된 ‘RDNA 3.5’를 도입했으며, 신경망처리장치(NPU) 성능도 이전 대비 3배 이상 높아지는 등 크게 변화했다.
새로운 ‘젠 5’ 마이크로아키텍처는 이전 세대 대비 단일 코어의 처리 성능을 더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확장이 있었다. 일단 명령어의 디코드 부가 기존보다 더 확장되어, ‘4-wide’ 유닛을 2개 배치한 ‘8-wide’ 구조로 바뀌었다. 또한 정수연산부 파이프는 기존 4개에서 6개로 늘어났고, 벡터 연산 영역에서는 기존에 2사이클로 처리하던 AVX-512를 한 사이클에 처리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 이 외에도, 캐시의 대역폭도 전반적으로 확장됐고, 분기예측 또한 좀 더 고도화됐다.
AMD는 새로운 ‘젠 5’ 아키텍처가 같은 동작 속도 조건에서 이전 세대보다 평균 ‘16%’의 성능 향상이 있다고 제시한다. 물론 이는 소프트웨어의 동작 방식에 따라 다른데, 게이밍 성능 측면에서는 10% 정도고, 머신러닝이나 암호화 등의 경우에는 30% 이상의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등의 특징이 있다. 한편, ‘젠 5c’ 아키텍처는 이전 세대의 ‘젠 4c’와 마찬가지로, ‘젠 5’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면적이 많이 필요한 공유 캐시를 절반으로 덜어내고, 코어 컴플렉스(CCX) 구성을 간소화하며, 고밀도 라이브러리로 구현해 면적을 줄인 것이다.
에이수스 ‘젠북 S 16’에 탑재된 ‘라이젠 AI 300’ 시리즈 프로세서는 ‘젠 5’ 기반 ‘클래식’ 코어 4개와 ‘젠 5c’ 기반 ‘컴팩트’ 코어 8개로 총 12코어 구성을 제공한다.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코어 수는 4개 늘었지만, 이전 세대가 ‘클래식’ 코어 8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늘어난 코어 수 대비 효과는 적을 수 있다. 인텔의 하이브리드 구조와 비교하면, AMD의 구조는 코어간 이질성이 적어서 명령어 지원 등에서의 문제가 덜한 편이다. 또한 ‘컴팩트’ 코어는 같은 아키텍처에서도 ‘면적 효율’ 중심으로 최적화해 더 많은 코어를 넣을 수 있게 했다.
라이젠 AI 300 시리즈의 내장 그래픽은 ‘RDNA 3.5’ 아키텍처 기반의 ‘라데온 800M’ 시리즈로, 이전 RDNA 3 기반 ‘라데온 700M’ 시리즈 대비 전력 효율 등에서 최적화가 이뤄졌다. 또한 이전 세대가 최대 12개 그래픽 코어를 갖췄던 데 비해, 이번 세대는 최대 16개의 그래픽 코어를 제공하는 점도 눈여겨볼 점이다. AMD는 라이젠 AI 300 시리즈가 이전 세대 대비 그래픽 코어 확장과 전력 효율 개선으로, 15W 전력 설정에서 최대 32%까지 높은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제시한 바 있다.
NPU 또한 새로운 ‘XDNA 2’ 아키텍처를 도입하며, 전 세대 대비 3배 이상 높은 성능을 제공한다. ‘XDNA 2’ 아키텍처는 이전 세대의 20개 대비 대비 60% 더 많은 32개의 AI 엔진 타일을 갖췄으며, 칩에 탑재된 메모리도 1.6배 늘었고, 타일당 MAC(Multiply-Accumulation) 수도 두 배로 늘었다. 이를 통해, 새로운 NPU는 초기 ‘라이젠 7040 시리즈’ 대비로는 5배 늘어난 최대 50TOPS(초당 50조회 연산) 성능을 제공하며, 전력 효율 또한 2배 향상됐다. 한편, ‘XDNA 2’ NPU는 이제 장치 관리자에서 NPU 모니터링이 가능해, ‘윈도ML(Windows ML)’ 지원이 가능한 것으로도 보인다.
한편, 50 TOPS NPU 성능을 갖춘 ‘라이젠 AI 300’ 시리즈 프로세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PC’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으며, 향후 마이크로소프트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주요 기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라이젠 AI 300 시리즈 프로세서를 탑재한 시스템에 ‘윈도11 24H2’가 사전 설치돼 출고되더라도 ‘코파일럿+ PC’에 탑재된 주요 기능들은 제공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이 부분은 아직 향후 마이크로소프트의 정책 변경 등을 기다려야 한다.
에이수스 ‘젠북 S 16’에는 ‘라이젠 AI 9 HX 370’ 프로세서나 ‘라이젠 AI 9 365’ 프로세서가 탑재되며, 프로세서 구성에 따라 메모리 등의 사양이 결정된다. 제품에 탑재된 ‘라이젠 AI’ 프로세서는 기준 열설계전력(TDP) 28W로, 디바이스 제조사의 재량에 따라 15~54W 설계에 대응할 수 있다. ‘젠북 S 16’의 쿨링 설계 또한 얇은 두께에서도 독특한 그릴 디자인과 이중 그래파이트 시트, 듀얼 팬 모듈과 초박형 증기 챔버 등을 사용해 28W 기준을 만족시키는 제품 디자인을 구현해 냈다.
‘젠북 S 16’의 플랫폼 전력 제한 설정은 기본 ‘표준 모드’에서 지속 제한 28W, 단시간 제한 33W 설정을 사용하며, 이 안에서도 발열 상황에 따라 동작 속도를 조절한다. ‘성능 모드’와 ‘최대 속도 모드’에서는 지속 제한 전력 설정도 33W로 조금 올라가며, 냉각 팬의 동작 설정도 좀 더 적극적으로 바뀐다. ‘저소음 모드’는 ‘표준 모드’와 같은 전력 제한에서 팬 동작 정책 정도로 성능과 소음을 조절하는 것으로 보인다. 제품 전반적으로는 전력 제한 설정보다 발열 상태에 따른 성능 변화가 크게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탑재된 배터리는 78와트시(Wh) 용량으로, 최대 18시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탑재된 배터리는 기존보다 20% 정도 향상된 1200회 충방전 사이클을 지나고서도 70% 이상의 용량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내구성을 갖춘 점도 눈에 띈다. 기본 제공되는 어댑터는 USB-C 포트를 사용하는 USB-PD 방식으로 65W 출력인데, 이를 사용해도 49분만에 60%를 충전할 수 있는 고속 충전 기술도 갖췄다. 한편, 에이수스의 ‘이지 차지(Easy Charge)’ 기술은 꼭 USB-PD 지원 충전기나 배터리가 아니더라도 노트북 충전이 가능하게 지원한다.
테스트에 사용한 ‘젠북 S 16’은 AMD 라이젠 AI 9 HX 370 프로세서와 32기가바이트(GB) LPDDR5X 메모리, 1테라바이트(TB) 스토리지 구성을 갖췄다. 운영체제는 제품에 기본 탑재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11 24H2 버전에 최신 업데이트를 적용했고, 장치 드라이버는 제조사 제공 최신 버전을 사용했다. 테스트 시나리오는 일상적인 컴퓨팅 환경에서의 성능과 함께 미디어 콘텐츠 편집, 가벼운 게이밍 환경 정도를 고려했다.
전반적인 PC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PC마크 10(PCMark 10)’에서는 ‘에센셜’과 ‘생산성’ 측면의 점수가 제법 훌륭하다. 전원 설정 ‘균형’과 ‘성능’ 간 차이는 적은 편인데, 전력 효율을 위해 클래식 코어의 부스트 설정에 제약을 건 부분이 보인다. 이에 전력 설정에 따라 ‘에센셜’에서는 10% 정도, ‘생산성’에서는 7% 정도 차이가 보이지만, 전체 코어를 활용하는 ‘디지털 콘텐츠 제작’이나 그래픽처리장치(GPU) 위주의 ‘게이밍’은 큰 차이가 없다. 한편 배터리 사용시에는 외부 전원 사용 상황의 80% 정도 성능으로 나타난다.
프로세서의 연산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시네벤치 2024(Cinebench 2024)’ 결과도 28~33W 수준의 전력 설정을 고려했을 때 제법 인상적인 결과다. 분명 성능을 충분히 내기에는 제법 낮은 수준의 전력 제한이지만, 이전보다 4개 더 늘어난 코어 수를 기반으로 이전 세대의 고전력, 고성능 설정과 비슷한 성능을 내는 점이 인상적이다. ‘균형’ 모드를 기준으로, 배터리 사용시에 ‘싱글 코어’ 성능에서는 다소 차이가 나지만 ‘멀티 코어’ 성능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점도 특징이다.
게이밍 그래픽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3D마크(3DMark)’에서는 ‘타임 스파이(Time Spy)’ 기준으로 기존 라이젠 8040 시리즈 프로세서에 탑재되던 ‘라데온 780M’ 대비 20% 정도 향상된 성능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라이젠 AI 9 HX 370 프로세서에 탑재된 ‘라데온 890M’이 기존 세대 대비 33% 더 많은 그래픽 코어를 갖춘 것에 따른 것이다. 이전 세대의 성능이 더 높은 전력 제한 설정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성능 차이의 의미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 한편, 배터리 사용 여부나 전력 관리 설정에 따른 게이밍 그래픽 성능 차이가 거의 나타나지 않은 점도 인상적이다.
‘젠북 S 16’은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제품군에서의 PC 성능을 측정하는 ‘UL 프로시온(Procyon)’ 테스트에서도 전반적으로 아쉬움 없는 성능을 보인다. 특히 ‘비디오 편집’도 제법 훌륭한 CPU 성능과 GPU 가속 지원에 힘입어 제법 실용적인 성능을 보인다. 한편 ‘균형’과 성능’ 모드 사이의 성능 차이는 5~8% 정도로 나타나며, 배터리를 사용하는 경우의 성능은 외부 전원을 사용하는 경우의 65~70% 정도로, 기대보다는 좀 더 떨어지는 모습이다.
‘UL 프로시온’의 ‘AI 추론’ 성능 테스트에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특히 GPU를 통한 AI 성능에서도 기존 제품들 대비 장점을 찾기 어렵다. 이는 현재 AMD의 내장 GPU에 최적화된 라이브러리가 없이 범용 ‘윈도ML’을 사용하는 데서 오는 불리함도 있겠지만, 같은 ‘윈도ML’ 환경이라 해도 우위를 자신할 수 없는 수준이다. 제품에 탑재된 NPU 또한 아직 지원 소프트웨어 부재로 제대로 사용하기 까다롭다. 이런 부분은 AMD의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부분이다.
한편, 실시간 방송이나 녹화, 인코딩 등 영상 콘텐츠를 다루는 상황에서는 GPU에 탑재된 하드웨어 인코더로 체감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라이젠 AI 300 시리즈 프로세서의 내장 GPU에 탑재된 하드웨어 인코더는 실제 H.265 4K 영상의 인코딩 테스트에서 CPU를 사용할 때보다 약 7배 빨리 작업을 처리할 수 있었다. CPU로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AV1 영상 인코딩도 H.265와 같은 시간에 처리할 수 있었다. 이 정도면, 굳이 작업 성능 때문에 더 효율적인 AV1 대신 H.264/265를 선택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에이수스의 ‘젠북 S 16’은 첫 발표 때부터 ‘맥북 에어’를 목표로 제시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사실 애플의 맥북 에어는 얇고 가벼운 노트북의 대명사 같은 이미지가 있지만 실제로는 그리 가볍지 않다. ‘젠북 S 16’ 또한 두께에서는 아주 인상적인 ‘1.1cm’ 를 달성했지만, 무게로는 ‘가장 가벼운’ 제품은 아니다. 하지만 1.1cm의 얇은 두께는 수치 이상의 만족감을 제공하며, 1.5kg 무게는 충분히 납득 가능한 수준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최신 고성능 프로세서, 고급스러운 디스플레이와 큰 배터리를 갖춘 점은 제품의 매력을 높인다.
‘젠북 S 16’의 국내 공식 가격은 사양에 따라, 라이젠 AI 9 HX 370 프로세서와 32GB 메모리 구성이 259만9000원, 라이젠 AI 9 365 프로세서와 24GB 메모리 구성은 239만9000원이다. 두 모델 간 프로세서와 내장 GPU, 메모리 차이를 고려하면 사양이 높은 모델을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만만치 않은 가격대지만, ‘맥북 에어’와 비교하면 더 큰 메모리와 저장 공간, 경쟁력 있는 성능에 이동성과 배터리 수명까지 충분히 높은 매력을 갖춘 것도 분명하다.
꼭 다른 제품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젠북 S 16’은 프리미엄 급 노트북으로 매력적인 부분이 많다. 특히 얇은 두께에 독특한 재질과 고급스러운 마감, 제품을 펼쳤을 때 눈에 시원하게 들어오는 큼직한 16인치 OLED 스크린은 분명 돋보이는 매력이다. 제품 전반의 정밀한 가공과 치밀한 마감도 프리미엄 제품으로 만족감을 높인다. 윈도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얇고 가벼운 프리미엄 ‘AI 노트북’을 찾고 있다면, 에이수스의 ‘젠북 S 16’은 화면 크기와 무게, 성능과 이동성 등 모든 면에서 가장 완벽한 균형에 가까운 제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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