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특허 구조조정 中…경쟁력 강화 위해 AI·로봇 집중
||2024.08.21
||2024.08.21
네이버가 보유한 특허 수가 최근 반년 사이 소폭 줄었다. 특허권 존속 기간 만료와 등록료 불납에 따른 소멸이 이유로 분석된다. 이를 두고 네이버는 양질의 특허 보유를 위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AI와 로봇 관련 특허를 늘려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상반기 보유량 2719건…광고 관련 특허 소멸
19일 네이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을 기준으로 네이버가 보유한 특허 수는 2719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 2732건에서 13건(0.48%↓) 줄어든 것이다.
네이버의 특허 보유 수가 반년만에 줄어든 것은 특허권 존속 기간(20년)이 만료된 특허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특허권은 최대 20년이 인정되는데, 특허를 출원한지 20년이 넘은 특허 중 네이버가 큰 의미를 두지 않은 특허를 포기한 것이다.
등록료 불납에 따른 소멸도 일부 존재한다. 등록료를 불납했다는 것은 네이버가 자의적으로 특허를 풀겠다는 의도다. 그만큼 특허의 의미가 크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이렇게 소멸된 네이버의 특허권은 '검색자의 검색요청에 응답해 검색목록을 생성하고 광고를 제공하는 시스템', '프레전스 기반의 전화 시스템', '게시물 주소 생성·전송방법 및 시스템', '검색자의 검색요청에 응답해 검색결과 목록을 생성하고 검색어 광고를 제공하는 방법', '검색작업 요청에 응답해 출력되는 검색결과에 광고를 제공하는 시스템', '카테고리별 키워드의 입력순위를 제공하기 위한 검색서비스', '검색 엔진에서 검색결과를 스크랩해 보관하는 방법 및 시스템', '온라인 광고 방법 및 온라인 광고 시스템'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멸이 가장 많이 이뤄진 특허권은 주로 검색에 노출되는 광고 시스템으로 보인다”며 “구글 등 빅테크의 영향력 확대에 따른 네이버의 웹 검색 시장 점유율 하락이 소멸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활용성 낮은 특허 정리"…AI 특허는 확대해 경쟁력 강화
네이버는 특허 소멸과 관련해 양질의 특허를 보유하기 위해 정리하는 수순에서 생긴 결과라고 설명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활용도나 활용 가능성이 낮은 특허는 정리하고 있다”며 “네이버의 지식재산권 중 약 68%를 차지하는 특허는 2719건으로 검색, 플랫폼, 모바일, 온라인 광고·쇼핑, 인프라, AI 등 관련한 지식재산권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AI 특허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며 “AI 특허는 최근 일부 업체의 조사결과 100대 기업 중에서 3위를 기록하는 등 많은 수준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네이버 제2사옥인 '1784'에서 구현하는 로봇이나 인공지능 시스템과 관련한 특허를 출원헀다. 1784는 네이버가 2022년 설립한 세계 최초 로봇 친화형 빌딩으로 AI, 디지털트윈,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여러 첨단 기술이 접목됐다.
네이버가 올해 등록한 특허는 '로봇의 자세 측정 및 이를 이용한 로봇 시스템', ' 로봇 친화형 건물, 로봇의 작업 제어 방법 및 시스템', '맵 생성 방법과 이를 이용한 로봇 원격 제어 시스템', ' 통신 기반 로봇 제어 방법', '서버 이송 로봇', '증강현실 뷰를 사용하는 경로 안내방법', '컬러 태그를 이용한 이동선반의 위치 추정과 이를 이용한 3차원 모델링 장치', '물류 자동화 시스템 및 제어 방법' 등이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는 AI 관련 특허를 늘려 경쟁력을 키우는 모양새다. 네이버의 연구개발비 상당 비중은 AI 관련 연구에 집행된 것으로 관측된다.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에만 클로바 AI 음성합성, AI OCR(광학문자인식), 페이스사인 등을 특허청에 특허 출원을 한 상태다. 특허는 특허청의 심사를 거쳐 특허권 인정 여부가 확정된다.
특히 네이버의 AI 관련 특허는 국내 주요 대기업과 비교해 적지 않은 수준이다. 기업데이터 연구소 CEO스코어가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특허청에 AI 관련 17개 CPC 코드로 분류되는 특허를 등록한 네이버의 AI 관련 특허를 조사한 결과 네이버는 90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매출 기준 500대 기업중에선 네이버가 AI 특허 보유량에 있어 삼성전자(387건), LG전자(158건)에 이어 3위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양적으로 특허가 많다는 것이 좋은 성과로 이어진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며 “특허가 유용하게 활용되는지 여부 등 질적으로 유의미한 성과가 있는지 등을 같이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