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폰 가격 오른 이유, 알고보니 ‘6조원대’ 이 부품값
||2024.08.19
||2024.08.19
16일 삼성전자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상반기 모바일AP 매입액으로 6조757억원을 썼다. 5조7457억원을 지출한 2023년 동기 대비 2818억원(4.9%) 늘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AP 솔루션 가격이 전년 대비 8%쯤 상승했다"며 매입액 증가 이유를 설명했다. 주요 매입처는 미국 퀄컴과 대만 미디어텍 등이다.
7월 24일 출시한 갤럭시 Z폴드6·플립6 시리즈 출고가격이 전작 대비 13만2000원~24만4200원 인상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시리즈에 단독 탑재된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의 매입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AP는 스마트폰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한다. 하나의 칩셋이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5G 통신칩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모바일AP는 그동안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라 꾸준히 상승해왔다. 실제 삼성전자가 2023년 한해 지출한 모바일 AP 솔루션 매입 비용은 11조73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모바일·네트워크 사업에서 거둔 13조100억원의 영업이익에 필적한다.
퀄컴 칩을 위탁 생산하는 대만 TSMC의 공정가격이 지속 인상된 것과 더불어 원·달러 환율이 치솟은 영향이 컸다는 전자업계의 분석이 나온다.
오히려 2023년 상반기 매입액 증가율이 전년 대비 27.8%에 달했던 것에 비해 올 상반기 5% 미만으로 줄인 점은 삼성전자에 고무적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24 시리즈에서 다시 자체 모바일 AP인 '엑시노스'를 탑재하고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에서도 엑시노스와 미디어텍 '디멘시티' 등 AP를 골고루 채용한 효과로 보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라인업의 출고가 인상폭을 최소화 하려면 결국 AP 매입 비용을 줄여야 한다"면서 "자체 AP인 엑시노스의 성능과 안정성을 최대한 확보한다면, AP 공급사와 협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또 갤럭시탭S10 시리즈에 미디어텍 '디멘시티 9300 플러스' 탑재를 확정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플래그십 제품에 미디어텍 AP 적용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 MX사업부의 디멘시티 9300 플러스 탑재 결정을 비용 절감과 공급선 다변화를 동시에 쥐는 합리적 선택으로 평가한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