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보다 AI 전력 소비량 많아…"지속 가능 방안 찾아야"
||2024.08.18
||2024.08.18
[디지털투데이 김예슬 기자] 인공지능(AI) 시스템의 에너지 소비량이 비트코인 채굴에 필요한 전력량을 능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14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가 전했다.
비트코인 정책 연구소(BPI)에 따르면 미국 비트코인 채굴 시설의 연간 에너지 사용량은 약 121.13테라와트시(TWh)다. 지난해 AI는 20~125TWh 사이의 에너지를 소비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생성형 AI가 널리 사용됨에 따라 169TWh의 에너지를 사용하고, 2027년에는 240TWh를 사용해 비트코인 채굴의 160TWh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I는 데이터 센터에 수용되므로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기 어렵다.
AI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현재 생성형 AI 모델의 에너지 수요는 놀라운 수준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챗GPT 쿼리(질의) 하나는 일반적인 구글 검색의 약 10배의 에너지를 소비한다. 또한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따르면 AI 이미지 1개를 생성하는 데 필요한 전력은 스마트폰을 완전히 충전하는 데 사용하는 양과 맞먹는다.
수익률도 AI 컴퓨팅이 비트코인 채굴을 훨씬 능가한다. 채굴은 킬로와트시(kWh)당 0.17~0.20달러의 수익을 창출하는 반면, AI에 사용되는 엔비디아 그래픽 처리 장치의 수익은 kWh당 3~5달러로 17~25배의 차이를 보인다.
BPI의 마고 파에즈(Margot Paez) 연구원은 "AI의 메가와트시당 수익이 비트코인보다 높은 한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 채굴자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채굴기의 용도를 변경해 AI를 실행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비트코인 채굴자이자 암호화폐 자산 고문인 아니발 가리도(Anibal Garrido)는 채굴자들이 작업 증명 프로토콜의 해시 계산만을 위해 설계된 주문형반도체(ASIC) 기계를 사용하기 때문에 AI용으로 채굴기 용도 변경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AI 시스템은 비트코인 채굴기만큼 유연하지 않다. 비트코인 채굴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반면, AI는 초고속 응답을 제공하기 위해 지연 시간이 짧아야 하므로 데이터 센터가 주요 대도시 근처에 위치해야 한다.
또한 비트코인 채굴 장비는 잉여 전기, 낭비 또는 저렴한 전기를 활용하기 위해 종료하거나 전원을 켤 수 있는 반면, AI는 모델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 99.9%의 가동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환경 친화적이지 않거나 위험한 에너지원의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데이터토닉(Datatonic)의 AI 엔지니어인 후안 칼보(Juan Calvo)는 AI가 비트코인처럼 더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하드웨어의 발전도 중요하다. 현재 엔비디아와 같은 그래픽 제조업체는 에너지를 덜 소비하면서 성능을 향상시키는 특수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보다 효율적인 알고리즘과 고급 하드웨어를 통해 AI의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보다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