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발 전력 위기 속 ‘디지털 변전소’ 주목...업계 선점 경쟁 시동
||2024.08.14
||2024.08.14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인공지능(AI) 기술 확산과 함께 이로 인한 데이터센터 증설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효율적인 전력 관리 시스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디지털 변전소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디지털 솔루션 기업들 역시 기술 개발 및 시장 선점 경쟁이 나섰다.
AI 확산으로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이 증가하면서 전력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 보다 전력 사용량이 최대 3.3배 높다.
게다가 AI 확산에 대응해 증설이 이어지면서 오는 2028년 AI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4.5GW에서 14.0~18.7GW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데이터센터 사용전력은 일본 전체 전력사용량과 맞먹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향후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전력 수요 증가는 기존 전력 인프라에도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 전통적인 변전소 시스템으로는 급증하는 전력 수요와 복잡해지는 전력망을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기존 전력 인프라와 혼용하면서도 보다 효율적인 전력 관리 시스템인 '디지털 변전소'가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변전소는 기존 아날로그 방식 변전소와 달리 디지털 기술 기반으로 실시간 모니터링과 자동화를 통한 전력 관리 효율성 중심으로 관리하는 전력 시스템이다.
기존 변전소 시스템과 가장 큰 차이는 통신 네트워크로 상호 연결된 지능형 전자장치(IED) 간에 운영을 관리한다는 점이다. 기존에 일대일 대응 구리선, 아날로그 신호처리 등 전기·기계적 시스템을 광통신, 디지털 신호처리, IED(지능형 전자장치) 등으로 대체한다.
이를 통해 광역화·복잡화하는 전력유통망을 운용하는 변전소 전력 설비 감시·제어·계측·보호 기능을 자동화하여 운용한다.
구 분 | 기존 변전소 | 디지털변전소 | 효과 |
정보전달매체 | 구리선(1:1) | 광통신(1:N) | 전기적 간섭 없음, 케이블 설치비용 절감 |
정보처리기술 | Analog 신호처리 | Digital 신호처리 | 정보신뢰성 제고, 데이터 가공 용이 |
회로구성장치 | Relay, Aux Ry, Contact, F/R 등 | IED (지능형 전자장치) | 감시/제어/계측/보호/인터록 기능 통합화 및 정보 공유화 |
회로구성구조 | 전기, 기계적 Sequence | 논리적 Program | 설비 기능변경, 조정에 유연 |
설비정보표현 | 전기, 기계적 Aux Ry, Contac | 디지털화 Logical Node | 다양하고 표준화된 설비정보 제공 |
전력설비의 구조/구성 | 복잡한 Hard-wire | IED내부 Logic | 내부회로 단순화 및 집적화 ICT 신기술 적용 용이 |
(표) 기존 변전소와 디지털변전소 비교 [자료: KEMRI 전력경제 REVIEW, 한전경영연구원, 2020]
디지털 변전소를 구성하는 요소로는 지능형 전자 장치(IED), 병합 유닛, 비전통적 계기 변압기(NCITs), 프로세스 버스 및 스테이션 버스, 시간 동기화 시스템, 통신 네트워크 등이 있다.
IEC 61850 표준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통신을 사용하여 장비 간 데이터 교환을 자동화함으로써, 전력망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다.
또 광섬유 전류 센서(FOCS)와 같은 비전통적 계기 변압기를 사용해 더 정확하고 빠른 전류 측정이 가능하다. 이는 기존 자기 계기 변압기와 비교하여 안전성, 응답 속도, 환경적 영향 면에서도 높은 운영 효과를 낼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디지털 변전소 시장은 지난해 약 7억2300천만 달러 규모에서 오는 2033년 15억 1000천만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7.7%다.
점차 AI 기술 확산과 함께 제조 공정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추세에 더해 산업군 재생 에너지 통합 수요까지 더해진다면 그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글로벌 디지털 솔루션 기업들은 시장 선점 경쟁 중이다.
전력 자동화 기업 ABB는 분산전원, 센싱기술, 통신기술, 제어기술을 통합해 마이크로그리드(소규모 독립형 전력망)를 구현하는 솔루션을 개발한다. 오스트리아의 전력망 운영사와 디지털 변전소 장기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GE는 EMS 및 전력자동화시스템, 분산발전시스템을 공급 중이다. 특히 SF6-프리 고전압 변전소 장비를 개발하여 환경 친화적인 솔루션을 제공해 재생 에너지 통합 흐름에도 맞췄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첨단 배전관리 시스템(ADMS)으로 수요 관리, 실시간 네트워크 모니터링, 제어, 복구 네트워크 등 기능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솔루션 도입 기관·기업은 전력 손실과 운영비용 감소를 실현하고 있다.
지멘스는 디지털화 및 데이터 통합 기능이 특징이다. 지멘스 디지털 변전소는 전력망 전체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통합해 중심점으로 기능한다. 또 IEC 61850 표준 기반한 프로세스 버스를 통해 현장 데이터를 보호 및 제어 시스템으로 전달해 중앙 시스템 관리 효율성을 높였다.
히타치 에너지도 지난해 디지털 변전소 솔루션 'e-mesh'를 출시했다. 해당 솔루션은 분산 에너지 자원의 통합과 관리를 개선하여 전력 시스템 안정성을 높여 전력망 신뢰성과 효율성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 2013년부터 국내 업체와 함께 디지털변전소 기술 국산화 연구 과제를 수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한전은 지능형 전자장치(IED), 운영 시스템, 정보연계 장치 등을 개발했으며 IEC 61850 시험 기술 및 소프트웨어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그 성과로 지난해 콜롬비아 키네시스사와 '중남미 지역 디지털변전소 솔루션 기술판매’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5월에는 대만전력공사에 기술을 판매해 수익화하기도 했다.
업계관계자는 AI 기술의 발전과 데이터센터 증설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은 효율적인 전력 관리 시스템이 더욱 필요해지고 있다"며 "디지털 변전소 기술은 단순히 전력 관리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미래 에너지 시스템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