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나이 69세 日 시니어 e스포츠팀의 포부 "목표는 국제 무대"
||2024.08.13
||2024.08.13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비디오 게임을 통해 승패를 겨루는 e스포츠(E-Sports)는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진다. 실제로 프로게이머들의 최전성기는 10대 후반~20대 초반으로 비교적 짧으며, 늦어도 20대 중후반에는 은퇴를 하게 된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평균 연령 69세의 e스포츠 시니어 프로팀이 활동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지난 2021년 9월 창단한 마타기스나이퍼즈(マタギスナイパーズ)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13일(현지시간) 일본 IT미디어가 이들을 집중 조망했다.
마타기스나이퍼즈는 일본 전역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아키타현에서 탄생한 일본 최초의 e스포츠 시니어 프로팀으로, 현지 IT 기업 에스투의 후원을 받고 있다. 팀 이름은 일본 도호쿠, 훗카이도부터 간토 북부, 고신에쓰 지방에 걸친 산악지대에서 과거 방식으로 집단 수렵을 하는 이들을 일컫는 '마타기'(マタギ)에서 착안했으며, 현재 10명의 멤버로 구성됐다.
아키타현의 고령화율(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39%에 달할 정도로 일본에서 가장 높다. 이에 에스투는 젊은이들이 하는 일을 노인들이 하면 마을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마타기스나이퍼즈를 기획했다고 한다. 이들은 '손자에게도 존경받는 존재'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출범 초기에는 65세 이상, 현재는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선수를 모집하고 있다.
온몸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스포츠와 달리 e스포츠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조작하는 손끝만 사용하기 때문에 나이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또한 e스포츠가 인지 기능 유지와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보급 활동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추세다. 다만, 높은 동체 시력이나 빠른 반응 속도가 중요해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수준이라면 그 이상의 고도의 능력이 요구된다.
일선에서 활약할 수 있는 중심 연령이 20대 중반까지인 치열한 세계인만큼, 마타기스나이퍼즈는 평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혹독한 훈련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들 대부분 하루의 30% 이상은 PC와 마주하고 있을 정도로 아침과 저녁 시간에는 동영상 강의와 자율 연습을 통해 젊은 프로 선수 못지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마타기스나이퍼즈의 향후 목표는 국제대회 출전이다. 하지만 결성 3년째인 현재, 아직 국내 대회 출전 기준도 통과하지 못한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멤버들은 하루도 연습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기가진은 현장 취재를 나갈 당시, 마타기스나이퍼즈 멤버 모두 나이를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활기를 가득 띈 모습이었다고 회상했다.
한편 e스포츠의 시장 규모는 국내외에서 해마다 확대되고 있다. 일본 e스포츠연합(JeSU)은 2022년 125억엔(약 1159억6250만원)을 기록했던 현지 시장 규모가 내년에는 210억엔(약 1948억1700만원)을 넘을 것이라 내다봤다. 네덜란드 시장조사업체 뉴주(Newzoo)에 따르면 세계 e스포츠 시장은 2022년 13억8000만달러(약 1조8903억원)로 향후 더욱 확대될 것이라 관측했다
일반 스포츠와의 융합도 시도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는 격투기 등 7종의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바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향후 e스포츠를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으며, 내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제1회 올림픽 e스포츠 대회가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