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리 올림픽 마케팅 대흥행 ...시장 점유율 확대 주목
||2024.08.12
||2024.08.12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삼성전자가 파리 올림픽 마케팅 성공으로 연말 성수기까지 스마트폰 수요를 견인할 동력을 확보했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국발 스마트폰 공세로 점유율을 내주는 등 어려움을 겪었던 MX사업부는 올림픽 특수를 성공적으로 활용해 갤럭시 Z 폴드6와 플립6 홍보 터닝포인트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곧 시작될 아이폰16과의 AI 스마트폰 시장 경쟁에서 프리미엄 · 중저가 제품별 포지셔닝이 승부의 열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에 앞서 각국 선수단에게 '갤럭시 Z 플립6 올림픽 에디션'을 제공했다. 배포된 기기 수만 해도 총 1만7000대에 이른다.
또 삼성전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파리 조직위와 협의해 메달 시상식 포디움에서 선수들이 갤럭시 Z 플립6으로 직접 '빅토리 셀피'를 찍을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 올림픽 시상식에서는 볼 수 없던 광경이다.
그동안 올림픽 시상식에는 휴대폰을 포함한 모든 개인 소지품 반입이 금지됐다. 올림픽 공식 미디어만이 시상대를 원거리에서 촬영할 수 있었다.
반응은 바로 나타났다. 미국 외신들은 올림픽을 통해 갤럭시 Z플립6 인지도와 판매가 급격히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에서는 자국 올림픽 선수단이 6개 메달을 획득한 날에 갤럭시 Z플립6 일간 판매량이 직전 평균 대비 23%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제임스 키토 삼성전자 영국법인 MX사업부 부사장은 "우리는 사전 주문 단계에서 판매가 긍정적으로 시작되는 것을 보았다"며 "이를 통해 우리 고객들이 우리만큼 이 기기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갤럭시 워치 울트라를 포함한 새로운 웨어러블 제품에 대한 영국 내 수요가 전년 대비 37%나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7일 올림픽 개막식 참관 후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갤럭시 Z플립6로 셀피를 찍는 마케팅이 잘된 것 같아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IOC와 최상위 후원사 계약을 맺고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올해 파리 하계올림픽까지 26년간 올림픽 공식 후원사로 지원을 이어왔다.
특히 MX사업부와는 마케팅 스토리가 특이하다. 첫 후원 올림픽이었던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장소는 통신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아 국외 통화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삼성전자는 올림픽 선수단 등 관계자에 약 1만개의 디지털 핸드폰을 지급하는 등 '이른바 콜 홈(Call Home)' 프로그램을 진행해 선수단 2500명이 고국의 가족들과 무료로 통화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2024 파리 올림픽까지 당시 시점으로 최신 모바일 기기를 '올림픽 에디션'로 제작해 제공했다. 총 지원 기기 수는 14만2000대에 달한다.
올림픽 마케팅 효과가 실질적인 판매 증가로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에 삼성전자가 다시 모바일 시장 이니셔티브를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프리미엄, 중저가 라인업에서 경쟁 기업에 압박을 받고 있다.
6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에 밀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에 비해 출하량이 많지만 매출은 밀리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매출 기준 점유율은 애플 42%, 삼성전자가 16%다. 평균판매단가(ASP) 역시 애플이 859달러, 삼성전자는 279달러다.
북미 프리미엄 시장으로 한정해 보면 1분기 기준 애플 점유율은 52%, 삼성전자는 31% 수준이다. 갤럭시 S24 시리즈가 성공해 2020년 1분기 이후 최대 점유율로 올랐지만 여전히 20%p 가량 차이가 벌어졌다. 게다가 오는 9월 애플이 '아이폰16' 출시를 앞두고 있어 점유율 격차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중저가 시장에서도 확실한 선두를 차지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에서도 확고한 선두를 유지하는 것도 아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18.1%의 점유율로 3위를 기록했다. 중국 제조사인 샤오미, 비보에 밀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년 만에 시장 1위를 탈환했지만 2분기 넘지 못하고 다시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 2번째로 스마트폰이 많이 출하되는 국가다. 내수 중심 시장인 중국을 제외하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순위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인도 시장은 점점 확대되고 있어 중요성을 커졌다. 올해 2분기 인도 시장은 전년 대비 15%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삼성전자가 진행한 파리 올림픽 마케팅은 연말 스마트폰 성수기까지 수요를 이어갈 수 있는 성공적인 기반을 마련했다"며 "아이폰16 출시 이후 본격적인 AI 스마트폰 시장 대결이 시작될텐데 제품별 포지셔닝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