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계정 공유 단속 본격화…국내 OTT 상승세 탄력 받을까
||2024.08.08
||2024.08.08
[디지털투데이 이원선 기자] 디즈니플러스(+)가 계정 공유 단속을 본격화한다.
7일(현지시간) 엔가젯, 폰아레나 등 외신은 디즈니+가 계정 공유를 막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디즈니+는 계정 사용을 분석해 한 가구 내에서만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미 디즈니+는 지난해 말 캐나다에서 계정 공유 단속을 시작했으며, 앞으로 다른 국가에서도 이를 확대할 전망이다.
디즈니+는 계정 공유 단속 외에도 서비스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다. 광고가 포함된 디즈니+의 월간 요금제는 8달러(약 1만1000원)에서 10달러(약 1만3760원)로, 광고 없는 월간 요금제는 14달러(약 1만9260원)에서 16달러(약 2만2010원)로, 연간 요금제는 140달러(약 19만2580원)에서 160달러(약 22만100원)로 인상된다.
디즈니 최고경영자(CEO) 밥 아이거는 "우리는 사실상 더 높은 수익, 더 성공적인 비즈니스로 만들어야 한다"며 "일부 지역에서 계정 공유 단속을 시작했으며, 이를 9월 중 완전히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이거는 아직까지 이와 관련해 부정적인 반응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최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공개한 '콘텐츠산업 동향 브리프 제24-5호 : OTT서비스 변화에 대한 이용자 반응2: 계정 공유 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계정 공유 제한 정책 등으로 다른 사람에 계정을 공유 받아 이용할 수 없게 될 경우, 63.7%가 더 이상 해당 OTT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중단하겠다고 답했다. 이용을 중단하겠다는 응답은 애플TV, 쿠팡 플레이, 디즈니+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부터 계정 공유 제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영향을 받아 현재 한국에서 넷플릭스 이용자는 줄고 있는 상황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6월 한달 간 넷플릭스의 이용자(MAU,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는 지난 4월, 5월보다 떨어진 1096만명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넷플릭스 보다 인기가 낮은 디즈니+가 계정 공유 단속을 본격화한다면 이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 6월 기준 디즈니+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25%가 줄어든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더구나 디즈니+는 타 OTT 만큼 다양한 콘텐츠가 나오고 있지 않다는 점도 MAU 추가 유입이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최근 '무빙'과 '카지노' 등이 한국에서 흥행했지만 디즈니+의 정체성인 마블, 애니메이션 등의 작품들이 빠르게 업로드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디즈니+가 주춤할 때 국내 OTT가 급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 티빙 애플리케이션(앱) 월간 사용자 수는 652만명 집계됐다. 이는 2023년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 45% 증가한 수치다. 티빙의 MAU 증가는 국내 프로야구 독점 온라인 중계가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티빙이 3월 선보인 광고 요금제도 야구 중계와 맞물려 효과가 극대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또 다른 국내 OTT 웨이브도 미세하지만 MAU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외 쿠팡 플레이도 지난 6월 기준 663만명으로 2023년 같은 달과 비교해 100만명 이상 급증했다. 이 같은 성과 역시 스포츠 중계, 인기 콘텐츠 등이 이유라고 볼 수 있다.
디즈니 측은 올가을에 스타워즈·마블 등과 같은 디즈니 액션 시리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과거 인기 대중문화 콘텐츠, 다큐멘터리와 같은 실화성 채널, 등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디즈니는 계정 공유 단속과 요금 인상 등의 큰 변화를 앞두고 있는 상황. 때문에 이 시기, 국내 OTT 시장이 더 탄력 받지 않을까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