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새 기준 제시할 것”…캐스퍼 일렉트릭
||2024.08.07
||2024.08.07
“현대자동차는 전동화 전환 전략에 따라 적절한 시장 대응을 위해 캐스퍼 일렉트릭을 오래 전부터 준비해 왔습니다”
현대차는 8월 6일 캐스퍼 일렉트릭 기술 설명회 ‘캐스퍼 일렉트릭 테크 토크(Casper Electric Tech Talk)’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헌구 MSV프로젝트3팀 책임연구원을 비롯해 캐스퍼 일렉트릭을 개발한 연구원들이 직접 발표자로 나서 캐스퍼 일렉트릭에 적용된 신기술과 특징,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정헌구 책임연구원은 “기존 캐스퍼의 아이코닉한 디자인을 해치지 않으면서 현대 EV 픽셀 패턴 디자인 기조에 맞춰 외관 고급감을 더하고 쉽고 편안한 사용성 확보에 중점을 두고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풀 LED 프로젝션 헤드램프와 새롭게 변경된 레이저 패터닝 픽셀 패턴을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또 아이코닉한 이미지의 메탈 페인트 스키드 플레이트와 전면 충전구, 전방 레이더를 치밀하게 패키징해 사용 편의성을 확보했다.
실내에는 10.25인치 클러스터와 AVNT를 적용해 차량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했고 전자식 변속 레버 적용으로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공간을 추가 확보해 실내 공간을 더욱 확보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패키징 부분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발표는 캐스퍼 일랙트릭의 실내 패키지 설계를 담당한 지정훈 MSV엔지니어링솔루션팀 연구원이 진행했다.
지정훈 연구원은 “315킬로미터(㎞)의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를 달성한 동력 시스템, 증대된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넓어진 공간 효율성, 차별화된 전기 사용성 제공 등 캐스퍼 일렉트릭의 상품성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어진 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중점적인 개발 방향으로 설정했으며 작은 차의 한계로 지적되는 안전성과 편의성 등을 개선하고자 밀도 높은 차를 목표로 연구원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내연기관 모델 대비 휠베이스를 180밀리미터(㎜) 증대됐다. 휠베이스가 늘어나면서 후석 공간과 러기지 공간도 넓어졌다. 배터리를 하부에 배치하고 착좌 위치를 뒤로 80㎜ 옮겼다. 또 러기지 공간이 100㎜ 늘어난 만큼 적재 공간은 47리터(ℓ) 커진 280ℓ로 증대됐다. 2열 시트는 최대 앞뒤로 80㎜까지 움직이며 이에 따라 적재 공간은 최대 315ℓ까지 넓어진다.
지정훈 연구원은 “센터페시아가 돌출된 양을 45㎜ 줄여 조수석으로 타고 내릴 수 있는 워크 쓰루 공간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또 “컵홀더 사이즈를 키우고 센터 암레스트에 방해받지 않도록 위치를 앞쪽으로 이동해 사용 편의성도 한층 강화했다”고 전했다.
이어 캐스퍼 일렉트릭의 외장 라이팅 부품 개발을 담당한 윤기태 MSV외장설계1팀 책임연구원이 캐스퍼 일렉트릭에 적용된 라이팅 기술에 대한 설명을 이어 나갔다.
윤기태 책임연구원은 “캐스퍼 일렉트릭은 현대차 EV 브랜드 이미지와 글로벌 기준에 걸맞은 상품성을 갖추기 위해 고도화된 제작 공법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를 시작으로 EV 라인업에 픽셀 그래픽을 적용해 EV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캐스퍼 일렉트릭 역시 전기차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프론트 센터 턴 시그널 램프와 테일램프 부위에 픽셀 그래픽 디자인을 더했다. 이를 위해 레이저 패터닝 공법을 사용했다.
레이저 패터닝 공법은 표면을 태워서 이미지를 새기는 것이다. 먼저 렌즈를 사출한 뒤 밖에서 보이는 컬러 도장과 도료 사이로 새어 나오는 빛을 막는 차폐 도장을 렌즈 안쪽에 적용한다. 그리고 레이저를 통해 원하는 이미지를 도료에서 박리하는 방식이다.
가장 높은 관심을 끈 내용은 바로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기술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페달 오조작으로 인한 사고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페달 오조작 안전보조(Pedal Misapplication Safety Assist, 이하 PMSA) 기술을 개발하고 캐스퍼 일렉트릭에 최초로 적용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에 적용된 PMSA는 전후방 1미터(m) 이내 장애물이 있는 상황에서 정차 또는 정차 후 출발하는 저속 주행 상황에서 가속 페달을 빠르고 깊게 밟을 경우 구동력 및 제동력 제어를 통해 충돌을 방지한다.
해당 기술은 ADAS 제어기 또는 BCM(Body Control Module)이 장애물에 대한 초음파 신호를 받아 차량 구동 제어기인 VCU(Vehicle Control Unit)에서 장애물 거리를 판단한다. 이후 VCU는 제어 준비 상태에 진입하고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얼마나 빠르게 밟는지에 따라 PMSA 기능이 전개된다. 가속 페달을 최대로 밟는 시간이 0.25초 이내일 경우 기능이 작동하는 방식이다.
하정우 차량구동제어개발1팀 연구원은 “현대차는 지속적으로 향상된 페달 오조작 안전 기술을 개발해 안전에 대한 선제적으로 대응 할 것이다”며 “고령 운전자, 나아가 운전이 미숙한 이들도 안심하고 운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승차감과 펀 드라이빙 감각을 위한 기술도 적용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전기차의 강점인 정숙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PE(Power Electric) 시스템에 차체를 고정하는 체결 부품인 마운트에 충격 흡수 능력을 강화한 하이드로 부싱을 적용했다. 하이드로 부싱은 고무로만 구성된 일반 내부에 유체를 넣어 유체 저항으로 충격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모터의 진동도 저감시킨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하이드로 부싱 마운트를 적용해 하부에서 올라오는 진동을 3데시벨(㏈) 줄이고 스티어링휠을 통해 전해지는 진동도 9㏈가량 줄이는 데 성공했다.
승차감 향상을 위해 쇽업소버의 성능도 개선했다. 기존 동급 모델에 주로 사용된 밸브보다 한 차원 높은 튜닝 자유도를 가진 어드밴스드 밸브를 앞뒤 쇽업소버에 모두 적용했다. 이를 통해 충격 흡수 능력을 강화했으며 후륜의 경우 쇽업소버 사이즈를 키워 감쇠 성능을 높였다는 게 문강한 MSV R&H시험팀 연구원의 설명이다.
또 후륜 토션빔 서스펜션과 차체를 연결하는 트레일링 암 부위에 듀얼 컴파운드 부싱을 적용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에는 진동·소음을 최적화하기 위한 새로운 설계가 적용됐다. 이를테면 로드 노이즈를 최소화다. 타이어 및 서스펜션을 타고 올라온 진동이 차체로 전해져 실내로 방사되는 저주파 소음을 줄이기 위해 차체 진동을 분석하고 플로어 패널 곳곳에 위치와 면적을 개선한 제진재를 적용했다.
이건희 MSV전동화소음진동시험팀 책임연구원은 “전기차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PE 시스템의 개선도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캐스퍼 일렉트릭의 PE 시스템에는 고주파 소음을 차단하기 위한 2가지 신규 설계가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첫 번째는 모터 내부 구조의 최적화다. 일반적인 전기차 모터의 경우 동기화 모터의 구조상 출력이 균일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고주파 소음이 발생한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PE 시스템은 이러한 소음을 줄기이 위해 영구자석을 V 형태로 6단 적층 구조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출력을 발휘하고 고주파 소음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두 번째는 소음을 흡수하는 흡차음재의 적용이다. 흡차음재 적용을 위해 냉각 성능과 소음 저감 등을 고려했으며 방향별로 소음이 방사되는 영향을 분석해 최적의 위치를 선정했다. 아울러 고주파 소음이 실내로 유입되는 경로를 분석해 소음을 저감하는 설계도 반영됐다.
정헌구 책임연구원은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은 300㎞ 이상의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와 패키징, PE 시스템 개선, 경쟁력 있는 가격, 넓은 실내 공간을 통해 전기차 대중화를 선도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