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설명에 ‘AI’ 넣으면?...구매욕 오히려 떨어진다
||2024.08.05
||2024.08.05
[디지털투데이 김예슬 기자] 생성형 AI의 부상으로 인공지능(AI) 기능을 내세우는 제품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 워싱턴주립대학교에서 실시한 연구 결과 제품 및 서비스 설명에 'AI'라는 용어를 포함하면 소비자의 구매 욕구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5일 온라인 매체 기가진에 따르면 연구팀은 1000명 이상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스마트 TV에 대한 설명을 제시하고 소비자 행동을 조사했다. 한 그룹에는 제품 설명에 AI라는 용어를 포함했고, 다른 그룹에는 생략했다. 그 결과, 제품 설명에 AI를 포함시킨 그룹은 다른 그룹보다 TV를 구매할 가능성이 낮았다.
연구팀은 스마트 TV 외에도 유사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고가의 전자제품, 의료기기, 금융 서비스, 자율주행 차량 등 위험도가 높은 제품일수록 AI라는 용어가 포함된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낮았다. 특히 AI라는 용어가 금전적 손실이나 신체적 안전에 대한 위험이 있을 수 있는 제품을 설명하는 데 사용되면 소비자는 경계심을 갖게 되고, 구매 가능성이 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진공청소기나 룸서비스 배달 로봇과 같은 저위험 제품은 긍정적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저위험 제품도 AI를 언급한 제품이 언급하지 않은 제품보다 선호도가 낮았다. 트렌디한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AI는 고객이 불확실성을 느끼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총 8개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해 효과를 테스트했으나 그 결과가 모두 동일했기 때문에 제품 설명에 'AI', '인공지능' 등의 용어를 포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전했다.
기술 조사 및 컨설팅 업체인 가트너(Gartner)는 그간 생성형 AI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정점을 지났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연구는 AI라는 용어가 과도하게 사용되는 현상에 일침을 가한 셈이다.
연구팀 일원 메수트 시섹(Mesut Cicek)은 "이번 연구를 통해 소비자가 AI 기반 제품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며 "기업은 제품을 설명할 때 소비자에게 AI를 제시하는 방법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구매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올바른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AI를 강조하는 것이 항상 유익한 것은 아니며, 특히 고위험 제품의 경우 더욱 그렇다. 따라서 제품의 기능과 이점을 설명하는 데 집중하고, 'AI'라는 유행어를 제품 설명에 포함시키는 것은 피하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시섹은 기업이 AI보다는 '첨단 기술'과 같은 표현을 사용할 것을 권장하며, AI 사용에 대한 투명성을 강조하고 소비자가 가질 수 있는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