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에는 왜 ‘대형 스크린’이 없을까
||2024.08.03
||2024.08.03
[디지털투데이 김예슬 기자]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차량 내부에 거대한 스크린을 설치하고 있다. 테슬라 사이버트럭의 18.5인치 스크린과 메르세데스-벤츠 EQS의 3가지 디스플레이를 덮고 있는 56인치 유리 패널이 일례다.
반면 포르쉐는 이들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전기차 매체 인사이드EV가 전했다. 포르쉐의 스타일 책임자인 마이클 마우어(Michael Mauer)는 최근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포르쉐가 가능한 한 적절한 크기의 디스플레이와 아날로그 계기판만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우어는 "다른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지금까지 한 것을 따르지 않았다는 것에 매우 기쁘다"며 포르쉐는 아직 자동차 대시보드 중앙에 태블릿 같은 디스플레이를 배치하는 유행을 따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항상 화면이 통합돼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에 차량에 독립적인 대형 태블릿을 설치하지 않았다. 운전자 중심의 방향성을 만들고자 했고, 이를 구현한 것이 바로 곡선형 계기판"이라고 덧붙였다.
포르쉐 이외의 자동차 제조업체가 물리적 버튼 대신 대형 스크린을 사용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버튼이나 스위치는 비용이 많이 들고, 최신 자동차는 개별 버튼을 제작하기 어려운 기능으로 가득 차 있다. 또 중국 소비자들은 버튼과 스위치를 구식으로 생각하고 큰 화면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포르쉐의 최신 자동차 라인업은 마이클 마우어의 원칙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대형 인포테인먼트 화면이 있는 차량은 단 한 대도 찾을 수 없다. 대신 차량 곳곳에 전략적으로 배치된 여러 개의 스크린이 있으며, 특히 타이칸에는 승객 중심의 스크린도 탑재됐다. 그러나 이러한 화면이 물리적 컨트롤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이처럼 포르쉐는 주요 물리적 컨트롤을 진정한 아날로그로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마우어는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볼 때 터치스크린만으로는 고속 주행이나 곡선 도로에서 주행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강력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위해서는 명확한 전략과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