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이쁘다고..? 제네시스 GV80 쿠페, 엉성해 보이는 이유 있었죠
||2024.08.02
||2024.08.02
쿠페는 과거 유럽 귀족의 마차에서 유래한 단어다. 마차는 주로 마부가 몰았고, 귀족 승객은 캐빈에 앉아 이동하곤 했다. 하지만 몇몇 젊은 귀족은 애인을 옆자리에 태우고 본인이 직접 마차를 몰곤 했다. 마부가 모는 마차만큼 넓은 공간이 필요 없으니 기존 마차를 반으로 가른 형식의 마차가 탄생했다. 이 마차를 ‘반으로 자르다’는 뜻을 지닌 프랑스어 coupé라고 불렀고, 오늘날 자동차까지 이어지게 됐다.
쿠페는 예쁘다. 쿠페의 정통 디자인은 아니더라도 세단이나 SUV에 쿠페 특유의 디자인 언어를 적용한 차량이 제법 많다. 쿠페 디자인은 이제 하나의 트렌드이자 장르가 되었다. 많은 자동차 제조사는 세단과 SUV에 쿠페 디자인을 적용하거나 쿠페 모델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제네시스 GV80 쿠페는 어딘가 엉성하다. GV80의 3열 부위만 날렵하게 깎아놓은 듯한 느낌이 강하다. 쿠페 디자인은 젊고 날렵한 이미지를 풍겨야 한다. 고급스럽고 중후한 느낌이 강한 GV80과 제네시스라는 브랜드가 쿠페형 SUV를 개척하려면 더 과감했어야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쿠페에도 종류가 있지만, 우리가 머릿속에 흔히 떠올리는 쿠페의 디자인은 패스트백 쿠페다. 일반적으로 운전석에서 최고점을 찍고 곡선을 그리며 루프 라인을 따라 낮아지는 형태다. 쿠페 라인은 엄연히 정통이 있고, 갈래가 확실한 디자인 언어다. 뒤통수를 조금 덜어냈다고 해서 쿠페라고 부르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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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80 쿠페의 측면부는 애매한 인상을 좀처럼 지우기 어렵다.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는 엉뚱한 비율이다. 쿠페형 SUV의 교과서인 BMW X6를 보자. 운전석부터 날렵하게 떨어지는 라인과 대비되도록 측면부 캐릭터 라인이 오묘하게 위로 뻗어 나간다. 떨어지는 쿠페 라인과 뻗어 올라가는 캐릭터 라인이 만나 웅장한 후면부를 만들어낸다.
거대한 차체와 근육질 디자인, 그리고 날렵한 쿠페 디자인이 맞물려 최고의 엉덩이를 완성한다. 한편 GV80의 엉덩이는 흡사 G80의 엉덩이를 그대로 이식해 놓은 듯한 느낌이 든다. 두 줄 램프 디자인부터 후면부 중앙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크롬 장식까지. 젊은 피의 날렵함보다는 중후한 신사의 느낌이 짙다.
보조 제동등의 위치도 혹평을 듣는 요소다. 잘 다듬어 놓은 루프 스포일러 쪽에 보조 제동등을 심어두는 것이 상식인 듯싶은데, GV80 쿠페의 보조 제동등은 거대한 크롬 장식 바로 위에서 깜빡인다. GV80은 물론 약간 쿠페 디자인 성향을 띠는 GV70도 보조 제동등은 루프 스포일러 아래에서 작동한다.
가격 또한 무리수라는 반응이 있다. 8,255만 원부터 시작하는데, 6기통 엔진이나 48V 전자식 슈퍼차저 엔진을 넣고 옵션 몇 개 추가하면 금방 1억 원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GV80의 시작 가격이 6,930만 원인 점을 생각하면 정말 비싸다. 제네시스는 꾸준히 발전해 왔다. 이제 독일 차에 비견할 정도로 수준이 정말 높아졌다. ‘조금만 더’를 바라는 욕심 때문일까 아쉬운 점이 눈에 보인다. 제네시스의 건승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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