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천만 선택 받은 AI 영어 학습 앱 ‘스픽’의 원픽은 한국”
||2024.08.02
||2024.08.02
글로벌 1000만명의 영어 학습자가 인공지능(AI) 영어 학습 앱 '스픽'을 택했다. 매년 배수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스픽이지랩스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핵심 사업은 한국에서 하고 있다. 영어교육에 대한 관심이 크고 모바일 학습앱에 최적화된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IT조선은 홍연승 스픽이지랩스 한국 지사장을 만나 스픽이 AI 기술을 교육에 접목한 모습을 비롯해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스픽이지랩스는 어떤 기업인가. 또 현재 성과가 궁금하다
스픽이지랩스코리아는 AI 기술을 활용한 영어 학습 앱 스픽을 운영하고 있다. 서비스 론칭 이후 매년 배수 이상의 매출 성장을 거두고 있다. 2023년에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1년 새 기업가치가 100% 뛰며 예비 유니콘 반열에 합류했다. 2019년 런칭 이후 현재까지 국내 누적 다운로드 수는 550만이며, 글로벌 40개국에서는 1000만에 육박한다. 현재는 외국어 교육에 집중하고 있지만 향후 언어 학습을 넘어 다양한 종류의 학습을 AI를 통해 혁신을 도모하고자 한다.
-스픽은 왜 한국 시장에 집중하는가. 한국의 영어 교육 시장은 레드오션이라고 볼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레드오션이라는 점에서 학습자의 니즈가 충분히 있는 시장이라고 해석했다. 한국은 세계 최고 사교육 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영어 교육 시장도 오프라인부터 온라인 그리고 초급부터 중급까지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문법이나 어휘 암기에 집중하고 시험 문제의 패턴을 익히는 것만 신경 쓰고 있어 유창한 회화가 가능한 사람은 많지 않다고 봤다.
스픽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본질에 집중했다. 초창기부터 AI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해 학습자가 말을 많이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오픈AI와 협업하고 여러 AI 기술이 덧붙여진 지금도 마찬가지다. ‘프리톡’을 통해 사람들이 영어로 말을 많이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스픽 튜터’를 통해서도 계속 말하기 수업을 추천해 사용자가 쉬지 않고 영어를 말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영어를 내면화할 수 있게 돕고 있다. 결국 언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계속 많이 말해봐야 한다는 본질에 끈질기게 집중해 온 것이 한국 시장의 성공적 핵심 전략이라고 본다.
또한 한국은 교육열 외에도 뛰어난 IT 인프라와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더해져 모바일 학습 앱의 성장에 완벽한 환경을 제공하는 시장이다. 한국 사회의 효율성을 중시하는 문화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틈틈이 공부할 수 있는 모바일 앱 형태의 학습 도구가 많은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켰다고 본다. 한국인들의 새로운 기술에 대한 빠른 수용성 역시 영어 학습 앱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했다. 현재는 한국에서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일본, 대만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 공격적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가고 있으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학습에 AI 기술을 어떻게 접목하고 있나. 오픈AI와도 협업한다고 들었다.
현재 AI가 적용된 부분은 대화형 수업으로 단순한 프리토킹이 아니라 오늘 배운 문장을 바로 실전 연습에 쓰거나, 대화를 통해 퀘스트를 깨는 형식이다. ‘언어 학습’의 사용자 케이스에 맞춤화된 AI로, AI와의 대화 직후 교정된 표현이나 다르게 쓸 수 있는 단어들을 알려주고 바로 연습해 볼 수 있도록 즉석에서 교정을 해준다. 앞으로는 초개인화에 방점을 둘 것이며, AI로 교육 전반에 이런 혁신을 일으키는 것이 최종 목표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흥미, 역량, 진도, 상황에 따라 진단 및 평가하고 맞춤 학습 과제와 복습 과제가 주어지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AI는 꾸준히 학습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장치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본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와는 2022년부터 기술 제휴를 맺고 있다. 또한 오픈AI 스타트업 펀드로부터 시리즈B와 B3 투자를 유치했다. 단순한 투자를 넘어 오픈AI의 최신 신기술에 얼리 액세스 권한을 확보했다. 현재 스픽이지랩스의 머신러닝, 엔지니어링 팀은 오픈AI와 메신저로 직접 소통하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스픽의 자체적인 AI 음성인식 기술과 오픈AI의 기술을 융합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오픈AI의 신기술을 스픽에 가장 먼저 적용해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오픈AI의 GPT-4가 공식 발표되기 2개월 전부터 이미 스픽의 프리톡(구 AI 튜터) 기능에 탑재됐었다. 이를 통해 오픈AI는 GPT-4의 실용성을 미리 검증할 수 있었고 더욱 자신 있게 세상에 선보일 수 있었다.
-AI시대에 영어 학습 수요가 줄어들 거라 보지는 않는가.
말과 글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글은 어떻게 보면 이미 번역이 매끄럽게 가능하다. 말 또한, 기능적인 요소는 AI 실시간 번역기가 나오면서 더 편리해질 수 있다. 하지만 외국어를 '유창하게' 하고 싶어 하는 심리는 항상 있을 거라 본다. 사람들은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아이덴티티를 갖고 싶어 한다. 음악을 언제,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지만 내가 직접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의 수는 줄지 않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언어를 잘하게 되면 얻는 것은 기능적인 소통 그 이상이다. 한국말을 배우기 전까지는 '나이에 따른 반말과 존대'라는 개념을 이해할 수 없고, 한국 문화를 이해할 수 없다. 언어를 배움으로써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다.
-스픽이지랩스는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나.
스픽이지랩스의 비전은 단순히 언어교육을 바꾸는 데서 나아가 교육 전체 혁신을 이루는 회사다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제품 측면에서는 초개인화 된 학습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업적으로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권의 마켓을 중심으로 브랜드 파워를 공고히 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더 다양한 마켓에서 'AI기반의 영어학습'을 새로운 카테고리로 만들 예정이다. 영어권 국가에 스페인어를 가르치는 서비스를 이미 런칭했으며 프랑스어 학습 콘텐츠도 런칭을 준비하고 있다.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