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판매량·매출 감소에도 영업이익 오른 이유
||2024.08.01
||2024.08.01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혼다코리아의 당기(제23기, 2023년 4월∼2024년 3월) 신차 판매대수가 전기 대비 1,000대 이상 감소해 매출도 15% 이상 줄었다. 반면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는 늘었다. 그럼에도 영업이익은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정찰제 시행과 더불어 줄줄이 선보인 신차들의 가격이 직전 모델 대비 인상된 것에 따른 효과로 분석된다.
혼다코리아가 최근 공시한 23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당기 실적은 △매출 2,710억원 △영업이익 101억원 △순이익 86억원 등을 기록했다. 전기(제22기, 2022년 4월∼2023년 3월) 대비 매출은 15.7%(506억원) 감소했다. 매출 감소는 신차 판매가 줄어든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당기 신차 판매대수는 1,693대로, 전기(2,768대) 대비 1,075대가 줄었다.
그럼에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전기 대비 15.9%(14억원), 245.9%(61억원) 증가했다. 수익이 늘어난 만큼 영업이익률도 전기 2.7%에서 당기 3.7%로 약 1%p(퍼센트 포인트) 증가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판관비를 줄인다면 개선이 가능하지만, 당기 혼다코리아가 지출한 판관비는 458억원으로 전기(323억원) 대비 42.0% 늘었다.
판관비 중에서는 판매촉진비(판촉비) 항목이 전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85억원으로 집계됐다. 광고선전비도 약 2.7배 이상 늘어난 27억원을 지출했다. 신차보관에 지출된 비용도 34억원으로 10억원 이상 늘어났으며, 그 외 기타판매비용이 92억원으로 전기 대비 약 2.5배 늘었다.
신차 판매 감소, 매출 감소, 판관비 증가에도 영업이익이 늘어난 점은 비용 절감 외에 다른 외부적인 요인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대표적으로 신차 판매로 남는 마진이 늘어났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혼다코리아는 지난해 미니밴 오딧세이를 제외한 어코드·CR-V·파일럿 모델을 전부 세대 교체하면서 가격을 직전 모델 대비 인상했다. 오딧세이도 연식변경을 거치며 가격이 소폭 인상됐다.
가격 인상 폭이 가장 적은 모델은 연식변경을 거친 오딧세이로 260만원이다. 완전히 세대변경을 거친 신차 중에서는 CR-V 터보가 직전 모델 대비 360만원 인상됐다. 이어 어코드 터보와 어코드 하이브리드(HEV)는 각각 650만원, 690만원 인상됐으며, CR-V HEV(AWD)는 740만원, 파일럿은 990만원 비싸졌다.
혼다는 지난해 신차 5종을 선보이기 직전 ‘정찰제(One Price)’를 시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만큼 공개된 모델별 판매가격과 판매대수를 알면 자동차 부문의 대략적인 매출을 가늠할 수 있다.
당기 혼다 차량의 모델별 판매대수는 △CR-V 터보 486대 △어코드 HEV 360대 △CR-V HEV 312대 △오딧세이 311대 △파일럿 117대 △어코드 터보 92대다. 여기에 구형 모델이 어코드 HEV 10대, 어코드 2대, 파일럿 3대 등이다.
당기 판매실적을 토대로 단순 계산 시 자동차 부문 매출은 대략 880억∼888억원 가량이다. 자동차 부문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3분의 1(32.5∼32.7%) 수준이다.
혼다코리아의 사업부문은 크게 자동차 부문과 모터사이클(이륜차·바이크) 부문으로 구분되며, 자동차 및 바이크 서비스와 제품 판매 등을 함께 영위하고 있다. 혼다코리아는 부문별 영업이익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모터사이클 부문 판매실적도 비공개 자료라는 입장이다. 현재로써 알 수 있는 지표는 자동차 부문 매출과 혼다코리아 전체 영업이익률 정도인 셈이다.
부문별로 영업이익률은 차이가 있겠지만, 단순히 당기 영업이익률(3.7%)을 자동차 부문 매출에 대입하면 신차 판매로 발생한 대략적인 영업이익은 약 33억원쯤으로 산출된다. 같은 방식으로 전기의 자동차 부문 실적을 유추하면 전기 신차 판매 매출은 1,338억원, 전체 영업이익률은 2.7%로,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은 약 36억원 수준으로 예측된다.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당기 혼다코리아 신차 판매가 38.8%(1,075대) 줄었음에도 영업이익이 전기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즉 신차를 출시하면서 국내 판매 가격을 인상한 점, 그리고 무분별한 할인 프로모션을 없애고 정찰제를 시행한 점이 영업이익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혼다코리아 측에서는 영업이익이 개선된 점에 대해 “경영효율을 개선하면서 내부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을 절감한 효과로 분석된다”며 “국내에 판매되는 혼다 차량은 대부분 미국 생산 모델이라는 점에서 환율의 영향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혼다코리아의 올해 2분기(4∼6월) 신차 판매대수는 632대로, 전년 동기(272대)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혼다코리아 제23기 감사보고서 재무제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406280010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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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6. 28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혼다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