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워서 안 판다” 자동차 업계, 결국 중국 손절 시작한 상황
||2024.07.28
||2024.07.28
독일계 고급차 브랜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를 필두로, 해외 자동차 제조사 브랜드들이 점차 중국시장에서 후퇴하려는 조짐이 보인다. 중국 기업들과 서로 피를 흘려가며 출혈 경쟁을 벌였던 외국계 기업들은, 지나친 가격의 경쟁이 브랜드 이미지를 저하하고 매출을 늘리는 데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모양새다.
가장 먼저 문을 박차고 나간 기업은 BMW다. 지난 12일, BMW는 이제 가격으로 경쟁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동시에 중국 내에서 판매 중인 차량의 가격을 인상했다. 중국 펑파이신문에서는, 베이징에 있는 한 BMW 매장의 전 제품 가격이 3만 위안에서 5만 위안 정도 상승했다고 전했다. 한화로 약 570만~950만 원 정도이다.
일단 문이 열린 김에,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도 BMW의 뒤를 따라나섰다. 한 아우디 관계자는 “주력 모델인 Q5L, A6L, A4L 등의 가격을 조금 올린 상태이다. 앞으로 더 올릴 여지는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뒤이어 “많은 브랜드가 적자를 감수하며 경쟁하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라며, “고급 브랜드들이 가격을 인상한다면, 중국차 시장에서 가격이 하락하지 않고 반등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독일 3사에 이어서, 다수의 일본 브랜드나 합작 브랜드 등도 가격 인상 계획이 있다며 줄을 서고 있다. 상하이폭스바겐의 한 영업 관계자는 “이후로도 중국 내에서 판매하는 자동차들의 가격이 더 상승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다시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이들이 중국 기업들과 달리다 멈춰버린 이유가 뭘까? 바로 달리기에 소모되는 것도 많고, 이긴다고 해서 상품이 만족스럽지도 않기 때문이다. 중국과 가격 경쟁을 지속하는 것은 브랜드 가치를 훼손시킨다. 업계 전문가들도 BBA 정도의 기업들은 가격은 두되 판매량을 조정하는 것이 브랜드 가치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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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도 포기하고 가격을 낮췄는데도,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지 않았다는 결과도 마음에 들지 않는 대목이다. 중국 승용차협회에서 발표한, 올해 상반기 독일계 브랜드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1% 정도 하락했다. 일본계 브랜드는 약 2.1%, 미국계도 1.2% 하락했다. 오히려 중국 자동차 제조사의 점유율이 5% 가까이 늘었다.
이외에도, 최근 업계에서 치열하게 벌어졌던 가격 전쟁 때문에 기업들이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기보다 그저 비용을 어떻게든 절감하는 것에 집중한다는 비판도 나오는 실정이다. 이는 중국 정부에서 강조하는, 신질 생산력을 통해 ‘고품질’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는 정책과도 거리가 있는 부분이다.
지난해부터 중국의 경기가 둔화세로 접어들었다. 이는 자동차의 수요를 줄였고, 중국 자동차 업계는 공급의 과잉 문제가 심각해졌다. 이 때문에 중국의 자동차 기업들은 출혈을 감수하면서 가격을 인하하기 시작했다. ‘큰손’ 중국 시장에서 더욱 많은 차를 팔기 위해 외국계 기업들은 이 경쟁에 참여했지만, 슬슬 발을 빼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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